시민단체가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국정원의 정보 수집이 국가안보 관련 첩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적법한 직무 수행이라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3단독 정선희 판사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의 김민웅 대표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등 1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원고들은 국정원 직원이 일상생활과 집회 참여 장면 등을 촬영·수집해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위자료 명목으로 각각 500만∼2000만 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정원이 구체적인 첩보를 토대로 정보 수집에 착수한 점을 근거로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2024년 3월 대진연 회원과 가까운 한 인사가 북한 대남 공작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동향 파악에 나섰다. 또 2022년 확보된 촛불시위 관련 북한 지령문을 토대로 김 대표가 연계됐을 가능성도 검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정보 수집 여부를 결정한 이상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수집 범위와 과정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들이 원고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것은 안보 위해 행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행위”라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국정원 직원들이 불법적으로 동향을 파악하는 등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