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또 한 번 ‘천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유빈(대한항공·세계랭킹 14위)은 14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26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충칭 여자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6위 왕이디(중국)에게 풀게임 접전 끝에 3-4(7-11, 5-11, 6-11, 12-10, 11-7, 11-6, 2-11)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던 신유빈은 준결승 문턱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무엇보다도 또 다시 왕이디를 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유빈은 이날 패배로 왕이디와의 상대 전적에서 8전 전패라는 절대적인 열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2월 아시안컵 16강에서 2-3으로 패했고, 4월 WTT 챔피언스 인천 대회 8강에서도 1-4로 무너졌던 기억이 또 한 번 반복됐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쉽지 않았다. 왕이디는 노련했다. 강한 백핸드와 안정적인 랠리 운영으로 신유빈을 압박했다.
첫 게임부터 접전이 이어졌지만 승부는 왕이디 쪽으로 기울었다. 신유빈은 공방 끝에 7-11로 첫 게임을 내줬다. 흐름은 이어졌다. 2게임과 3게임도 각각 5-11, 6-11로 내주며 게임 스코어 0-3까지 몰렸다.
패색이 짙어 보였다. 그러나 신유빈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게임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공격적인 리턴과 과감한 드라이브로 흐름을 되찾았다. 초반 6-4로 앞서며 기회를 만들었고 듀스 접전 끝에 14-12로 승리했다.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기세는 그대로 이어졌다. 5게임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11-7 승리를 거뒀다. 이어 6게임까지 11-6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최종 7게임으로 끌고 갔다. 0-3에서 3-3. 흐름은 완전히 뒤집힌 듯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7게임 초반 왕이디가 다시 힘을 냈다.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5-0으로 앞서갔다. 신유빈은 흐름을 끊지 못했고 점수 차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결국 스코어는 1-10까지 벌어졌다. 신유빈이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승부는 기울어 있었다. 마지막 게임은 2-11로 마무리됐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과정은 의미가 있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에게 0-3으로 몰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세계랭킹 4위 주위링(마카오)을 꺾으며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8강에서 만난 왕이디는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