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정책이었던 지역화폐의 장점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재정을) 직접 차등 지원을 하게 되면 매우 재정집행이 효율적이기는 한데, ‘퍼준다’, ‘포퓰리즘이다’ 비난하고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그런 비난들은 사실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소상공인, 지역상권의 매출로 전환하는 이중효과가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올해 정부의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은 1조1500억원으로,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2998억원)의 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조만간 편성될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안에 추가로 담길 가능성도 있다.
지역화폐는 이 대통령이 처음 시작한 정책은 아니다. 1996년 강원 화천에서 선보인 ‘내고장 상품권’이 지역화폐의 원조라고 한다. 그러나 지역화폐의 전국적 유행을 이끈 건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정책을 밀어붙인 이 대통령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보편적 복지라는 목표도 달성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부가 효과도 창출할 수 있으리란 게 이 대통령의 당시 기대였다. 2010년 20억원 수준이었던 성남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2기 시절인 2016년 249억원까지 급증했다. 만 24세 청년들에게 지급한 연 100만 원 청년배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발행액이 크게 늘었다.
이는 ‘성남시장 이재명’을 전국구 정치인으로 키추는 디딤돌이 됐고, 이 대통령은 이를 발판 삼아 201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도전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청년배당 공약을 설명하며 “현금이 아니라 지역화폐로 쓰도록 해서 자영업자 매출도 증대시키고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경기지사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지역화폐 체급을 더 키웠다. 경기도가 2019년 31개 시·군 전체에서 발행한 경기지역화폐 규모는 4961억원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토론회 등에서 “지역화폐는 골목 상권을 살린다”, “전국적으로 지역화폐를 확대해야 한다”며 홍보했다. 지역화폐는 전국적으로 퍼져갔다.
당시 경기도의 지역화폐·기본소득 정책에 관여했던 인사는 “특정 시점까지 쓸 수 있도록 한 소멸성, 특정 지역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한 제한성 때문에 지역화폐는 실제로 지역 경기 활성화에 효과가 컸다”며 “이를 전국적으로 시행해도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 대통령은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화폐를 전국화하려는 이 대통령의 구상에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20년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손실과 비용이 발생하고,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목표 달성도 어렵다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 대선 땐 이 대통령이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른바 ‘호텔 경제학’을 제시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으로부터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지역화폐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친명계 의원은 “지역화폐는 이 대통령을 전국구 정치인으로 키운 정책이기도 하고, 스스로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성공의 경험도 있다”며 “대통령이 지역화폐 정책을 하면 포퓰리즘이라는 건 이상한 논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