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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 택시' 찾는 사람들…차에 밴 냄새, 1년 지나도 안 빠진다

중앙일보

2026.03.14 13:00 2026.03.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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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연합뉴스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차량 내부에 밴 담배 냄새에 따른 ‘3차 흡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택시 기사가 흡연한 후 차량에 옮겨진 유해 물질은 1년이 지나도 남기 때문이다.

박희찬(30)씨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서 택시에 올랐다 코를 찌를 정도로 진한 담배 냄새를 맡았다. 택시 기사가 담배를 피우고 운전대를 잡았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비흡연자인 박씨는 “영등포구로 이동하는 30여분간 밀폐된 차량에서 담배 냄새를 맡아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지끈거렸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택시를 탄다는 박씨는 “택시에서 담배 냄새가 날 때마다 대중교통과 달리 자리를 옮기거나 도중에 내릴 수 없어 고통스럽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택시 내 흡연을 법적으로 금지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택시 내 흡연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해가 갈수록 늘어날 뿐,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택시 운수 종사자는 승객 유무와 상관없이 차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서울시에서 택시 내 흡연으로 과태료 처분된 건수는 2022년 401건, 2023년 473건, 2024년 550건, 2025년 613건으로 증가 추세다. 서울시 관계자는 “흡연 장면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등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며 “실제 택시 내 흡연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택시 기사가 차량 내에서 흡연하거나 외부에서 흡연한 후 차량에 오르면 차량 시트나 대시보드 등에 담배의 유해물질이 묻게 된다. 유해물이 승객에게 호흡 등을 통해 유입되면 3차 흡연 피해가 발생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택시운전사 1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택시 운전사 흡연율 및 흡연행태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 중 40.6%가 ‘흡연한다’고 밝혔고, 과거 흡연했다고 응답한 운전자는 41.2%였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자 차량 내 니코틴 농도가 금연 1년 뒤에도 비흡연자 차량의 80배가 넘는단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내부 세차를 해도 유해물질이 잘 빠지지 않아 영유아나 환자 승객이 탔을 때 3차 흡연 피해가 특히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대구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게시판 ‘토크대구’에 대구로 택시에 비흡연차량 지정 호출 기능을 도입하잔 제안 글이 올라왔다. 토크대구 홈페이지 캡처

비흡연자 승객들 사이에선 담배 냄새로 인한 불쾌감과 건강 피해를 막기 위해 ‘비흡연 택시’를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대구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게시판 ‘토크대구’에는 “대구시의 공공형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대구로 택시’에 ‘비흡연 기사 차량 호출’ 선택지를 도입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주일에 3~5번 택시를 이용한다는 비흡연자 여성 A씨(26)는 “택시 호출 앱에서 비흡연 기사의 차량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 매일 그 기능을 이용할 것”이라며 “앱에 기사의 흡연 여부라도 표시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규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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