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의대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보내고 싶다면, 전국단위자율형사립고(전사고)를 목표로 공부하게 하세요. "
김학수 입시연구소 길 소장이 초·중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에게 늘 하는 말이다. 그뿐 아니다.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특별 기획 ‘고입 전략 대해부’ 취재 과정에서 만난 고입 전문가들도 모두 같은 의견이었다.
그들이 콕 집어 전사고를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국에 10곳 있는 전사고 중 인기 있는 곳에 합격하려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성적이 ‘올 A’여야 하고, 면접도 통과해야 한다.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외대부고)·하나고(서울)·상산고(전주)가 인기 학교다. 영재학교·과학고가 수학·과학, 외고·국제고가 영어에 재능 있는 아이가 가는 곳이라면 전사고는 전 과목을 두루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셈이다. ‘육각형 인재’가 모여 수준 높은 교육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에서 12년째 활동 중인 김현 고입 컨설턴트는 “주요 전사고 학생 10명 중 4명은 의대나 SKY에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성만큼이나 두려움도 크다. 내로라하는 학생들 틈에서 내 아이가 경쟁력을 가질 거란 확신이 없어서다. 게다가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 개편으로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려면 전사고와 광역단위자율형사립고(광사고)·일반고 중에 어디가 유리할까?
‘고입 전략 대해부’ 3회에서는 전사고를 파헤쳤다. 실제 전사고의 학업 경쟁은 얼마나 치열할까? 도대체 선행 학습은 어디까지 해야 할까? 학교와 학원 관계자, 졸업생 등 14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일부 졸업생 이름은 가명으로 표기했다.
「
🏫새 입시에 유리? 서울·지방 셈법 달랐다
」
‘확 바뀐 입시’에서 전사고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 보는 입시 전문가가 많다. 변화의 핵심은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변별력 약화다. 그 결과 정성평가 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진다. 수준 높은 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강한 전사고가 유리한 지점이다.
하나고·민사고는 이미 고교학점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문·이과 계열을 나누지 않고 학생 스스로 수업 시간표를 짠다. 지난 3월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로 일반고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이들 학교는 수업 운영과 진학 지도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 고급·융합·AP(미국 대학 선이수제) 같은 심화 과목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학별 고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전사고에 힘을 실어준다. 내신·수능의 변별력이 약화하면 대학은 면접·논술 같은 시험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조경호 외대부고 입학부장은 “대부분 전사고에서는 학생들의 주제 탐구 활동을 장려한다”며 “탐구·토론하며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면접·논술 대비인 셈이다. 대표적인 게 상산고의 ‘상산 자기역량 프로그램(SSEP)’과 외대부고의 ‘유리프(유레카 리서치 프로젝트)’다.
「
✏️학생부 빛 보려면 내신 30% 안에 들어라
」
" 용 꼬리(전사고 하위권) 보다 뱀 머리(일반고 최상위권)가 낫지 않을까요? "
전사고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의 단골 질문이다. 김주영 컨설턴트는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전사고 하위권은 일반고에서도 최상위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전사고 갈 거면 상위 20~30% 안에 들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대부고·하나고 등에서는 내신 9등급제 기준 3등급(누적 23%)까지를 SKY 수시 합격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5등급제에서 3등급은 수시로 대학 가기 애매할 수 있다.
이춘희 입시읽어주는엄마 대표도 “전사고는 사실상 학종 보고 가는 건데, 내신이 받쳐주지 않으면 화려한 학생부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