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李 "남성육아휴직 눈치 안봐야"…공직사회도 부처별 온도차 컸다

중앙일보

2026.03.14 14: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뉴스1
경찰 공무원인 30대 남성 A씨는 올해 셋째 아이가 태어났다. 육아휴직을 쓰려던 A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그는 “상사로부터 당장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휴직 대신 일을 계속 하면서 ‘시터’를 구하면 안되느냐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 계속 함께 일해야 하는 사이인데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가 주목받고 있지만, ‘모범’이 돼야 할 공직사회 내에서도 부처별 온도 차가 컸다. 교육부는 남성 10명 중 7명 이상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반면, 외교부ㆍ해양수산부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평균에도 못 미쳤다.

15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중앙행정기관 육아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육아휴직 대상자인 19개 정부부처 소속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7.9%로 여성(95.5%)의 절반에 불과하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남성 공무원 1만6723명 중 실제 휴직을 한 사람은 8003명뿐이었다.

김주원 기자
부처별로는 교육부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73.9%로 가장 높았다. 2023년 1위였던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는 66.7%를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66%), 통일부(64.9%), 국방부(61.9%) 순이었다. 저출산 대책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60.1%로 6위에 그쳤다. 노동 분야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58.6%) 역시 7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외교부(45.1%), 해양수산부(38.3%), 과학기술정보통신부(32.3%) 등 3개 부처는 평균에도 못 미쳐 낙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부처 남성 육아휴직률은 2021년 31.1%, 2022년 37.2%, 2023년 42.5%, 2024년 47.9%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1.9%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새 46%포인트나 참여율이 늘었다. 다만 53개 중앙행정기관으로 범위를 넓히면 2024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39.2%로 낮아진다. 꼴찌는 농촌진흥청으로 24.6%에 불과하다. 국무총리비서실(26.7%)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30.8%), 경찰청(32.6%), 소방청(33.1%)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김주원 기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남성 육아 휴직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자들이 무슨 육아휴직이냐’ 이래서 눈치 보느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정도 안 쓰면 불이익을 주기로 했던 거 같은데 혹시 아느냐”며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도 “일부 부처에서는 남성들이 여전히 육아 휴직을 사용함에 있어 좀 어려움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각 부처 장관들이 챙겨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정책 지원 등을 통해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월 15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으로 인상했고, 육아휴직 기간도 자녀 1명당 부모 각각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렸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18만4329명으로 전년 대비 39.1% 늘었고, 이 중 남성 비중도 36.5%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재직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하다는 점은 여전한 한계다.




김경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