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중동 군사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정부가 현지 체류 국민 대피 작전에 돌입했다.
15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KC-330) 시그너스 한 대가 우리 국민 약 204명을 태우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수송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체류 국민뿐 아니라 레바논·바레인·쿠웨이트 등 인접 국가에서 이동한 교민들도 함께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송기에는 중증 환자와 장애인, 임산부, 고령자 등이 우선 탑승했다. 또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 국민 2명 등 총 211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쿠웨이트에 머무르던 한국인들은 현지 대사관 인솔하에 버스로 리야드까지 이동했고, 레바논 체류 한국인들은 항공편으로 리야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교민 대피 작전을 ‘사막의 빛’으로 명명했다. 리야드에도 민항기나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현지 항공사 및 대한항공 측과 협의했으나 안전상 문제 등을 고려해 수송기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작전을 위해 수송 경로상의 10여개 국가에 영공 통과 협조를 구하고, 이재웅 전 외교부 대변인을 단장으로 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조종사와 항공적재사, 정비사, 공정통제사(CCT), 의무요원 등 30여 명이 동승했다.
군 수송기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군이 총 4대를 운용하고 있는 시그너스가 해외의 우리 국민 수송을 위해 투입된 것은 이번이 일곱번째다. 시그너스는 민간 여객기 에어버스 A330-200을 개조했다. 인원 300여 명과 화물 47t을 수송할 수 있다.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이다. 최대 속도는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는 약 1만2600m, 최대 항속 거리는 약 1만4800km다. 지난 2018년 11월 시그너스 1호가 인도됐다. 이듬해 2·3·4호기가 추가로 도입돼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4대가 공중 급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시그너스는 공군 수송기 C-130보다 항속거리가 길고 더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어 이번 작전에 투입됐다.
한편 정부는 관련 규정과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성인 기준 88만원 내외의 비용을 군 수송기 탑승객에게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