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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죽이면 끝날 줄 알았다"…美 출구 안보이는 이란전

중앙일보

2026.03.14 23:00 2026.03.1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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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로 미국의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전쟁 초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잡은 타임라인 ‘4~6주’를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이른 셈이지만 전쟁을 끝낼 명확한 출구전략은 보이지 않는다는 미 현지 보도가 나온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대성공으로 강조하고 언제든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행정부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는 데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공습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이란 정권을 굴복시키거나 이란 전투부대의 항복을 이끌어낼 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중간 평가다.



로이터 “美, 중동국가 중재 제안 거절”

강 대 강 대결 속에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만 등 일부 중동 국가들의 중재 제안을 거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오만은 개전 전 미국과 이란 사이를 오가며 핵협상을 중재했던 국가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란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멈출 때까지는 어떠한 휴전 가능성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지자들이 그의 얼굴이 찍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전화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종전 협상을 맺을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란은 협상을 원하지만 조건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원하지 않는다”며 “어떤 조건이든 매우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협상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조건 불충분…협상 원치 않아”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두고는 “그가 살아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만약 살아 있다면 그의 조국을 위해 아주 현명한 것을 해야 한다. 그것은 항복”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이란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로 불리는 핵심 석유수출 기지 하르그섬을 겨냥해 대규모 정밀 타격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하르그섬을 완전히 파괴했지만 재미 삼아(just for fun)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지역 군사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밤 미군이 하르그섬의 90개 이상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전쟁은 시작 전부터 참모진의 우려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강행된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단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해 충분히 보고받았으며 그럼에도 이란과의 전쟁을 감행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CNN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제거 시 또 다른 강경파 지도자가 그를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점을 보고받았고, 이란의 대규모 보복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박경민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과거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고 CNN은 보도했다. 집권 1기 때인 2020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에서나 지난해 6월 핵시설 공습에서 이란의 반격은 경미했고, 올 초 반정부 시위와 정부의 유혈 진압 사태로 이란 체제가 어느 때보다 약화됐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의 성공 경험이 쌓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봉쇄 경고 있었지만 공격 승인”

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전 댄케인 합참 의장으로부터 미국이 공격할 경우 이란이 기뢰·드론·미사일 등을 배치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브리핑을 여러 번 받고도 공격을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 봉쇄 전에 굴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고 이란이 실제 봉쇄를 시도하더라도 미군이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쟁 계획 수립 과정은 부실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정보 유출 우려로 논의 참여 인원이 극도로 제한됐고, 지난 1년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인력과 기능이 크게 축소되면서 정책 조정 기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참모진도 “충격과 공포 작전의 10배” 낙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 쪽으로 마음이 기울자 참모진 내부에서도 낙관론에 더욱 경도됐다. 신속한 군사적 타격으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고 동시에 이란 내부에서 국민 봉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한 미국 당국자는 이번 작전 규모가 과거 이라크 전쟁 당시 ‘충격과 공포’ 작전의 10배라면서 자신만만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전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이란 체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대규모 국민 봉기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이란 남성은 CNN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를 죽이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들(이란 체제)은 광신도들이며 그의 순교는 그들의 열정을 더욱 불태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행정부의 기밀 브리핑이 있었고 의원들이 전쟁의 목표와 일정, 전 세계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듣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의원은 “점점 더 우려되는 점은 우리가 전쟁을 끝내고 싶을 때 이란은 끝내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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