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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열사님들 인자 편히 주무시겠다"...李 대통령 사과에 눈물 훔친 유족

중앙일보

2026.03.14 23:59 2026.03.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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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3·15의거 기념식에 참석해 의거 희생자 유가족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고 유공자 예우를 약속하자, 3·15의거 관련 단체들은 “이제야 우리 열사님들이 편히 주무실 것 같다”고 말했다. 3·15의거 기념식이 2010년 국가기념일로 지정, 정부 주관 행사로 치러진 이후 현직 대통령의 행사 참석과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기념일 지정 이전인 2000년 행사 때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이후로도 26년 만이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 선거에 항거해 당시 마산 시민과 학생이 일으킨 대한민국 최초의 유혈 민주화 운동이다. 경찰의 집단 발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당시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입학생인 김주열 열사 시신이 약 한 달 뒤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발견,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우리 열사님들 인자 편히 주무시겠다”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은 3·15의거 유공자와 유족, 학생, 각계 대표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박홍기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행사 뒤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시고 예우를 약속하시니 우리 열사님들도 인자(이제) 편히 안 주무시겠냐고 생각했다”며 “눈물밖에 안 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실제 박 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권력에 의해 큰 아픔을 겪으신 3·15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허리를 깊이 숙이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3·15의거, 4·19혁명에 참여한 유공자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 포상하고 기록하고 또 예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달 3·15의거희생자유족회 사무국장도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민주성지 마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셔서 희생자 유족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李 대통령 기념사에…“그간 정부와 달라”

이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역사적인 정신 계승을 강조한 제대로 된 기념사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주열 열사와 마산상고 입학 동기인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은 “그간 기념식 땐 우리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큰 사건이란 관점에서 사건 자체만 ‘위대한 역사’라고 칭송하고 마는 게 아쉬웠다”며 “중요한 건 ‘정신 계승’이다.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게 열사들의 정신이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한다는 게 중요한데, 대통령이 그걸 말했단 건 역사 의식이 뚜렷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 3.15 민주묘지를 참배 후 남긴 방명록. 뉴스1
이날 이 대통령은 “66년 전 오늘 이곳 마산(현 경남 창원)에서 국민주권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넘어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까지 이어진 3·15정신은 위기 때마다 나라를 일으켜 세울 우리의 사표(師表·모범)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3·15의거가 우리 역사에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저절로 오는 민주주의도 없고 저절로 지켜지는 민주주의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친 유공자들의 정신이 우리 사회 전반에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다음 세대에 귀중한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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