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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파병 요청 받은 中 "적대행위 중단하라"며 베이징 회담 수 읽기

중앙일보

2026.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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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왼쪽) 여사가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자금성을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꼭 집어 호르무즈 해협 항로 보호를 이유로 군함 파견을 요청하면서 중국이 수읽기에 들어갔다. 15~16일 파리에서 열리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의 6차 무역 담판과 오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파병 요청이라는 갑작스러운 변수가 등장하면서다.

중국은 “적대행위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하는 원론적 대응을 내놨다. 워싱턴의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CNN에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 국가의 진정한 친구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중국은 분쟁 당사국을 포함해 관련국과 소통을 강화해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관영 신화사의 소셜미디어 ‘뉴탄친(牛彈琴)’은 15일 “미국이 즉시 개현경장(改弦更張·방침이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뜻)하고, 외교 협상으로 복귀하고, 다시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많은 국가는 미국과 협력해 해협의 개방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 등 5개국을 열거했다. 뉴탄친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직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X(옛 트위터)에 올린 “미국이 이제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을 위해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네 도움을 구걸(Begging)하고 있다”는 글까지 소개했다.

이란은 중국의 지지를 요구했다. 14일 이란의 한 고위 관료는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원유 화물을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조건으로 제한된 숫자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이란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 광장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궁중(龔炯)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술적·제도적 관점에서 이런 방식은 거래가 실제 위안화로 결제됐는지 검증하기 매우 어렵다”며 “유조선이 이란의 위안화 결제 조건을 준수하더라고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방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란을 놓고 미국과 직접적 대립을 피하면서 전략적 기회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14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파리 담판에 기대감을 밝히면서 이란보다 미·중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의 목소리’를 의미하는 국제 칼럼 종성(鐘聲)은 이날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이 발전·부활하고, 미국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실현하는 것은 공존 가능하며 모순이 아니다(竝行不悖·병행불패)”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세계는 중·미 경제협상에서 올해 두 나라 관계의 좋은 시작을 기대한다”는 제목으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올해는 중·미 관계의 중요한 해(大年)”라는 기자회견 발언을 강조했다.



대만紙 "미·중 살라미 전술 펼칠 것"

중국은 미국을 향해 우호적인 레토릭을 전하면서도 파리와 베이징 회담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분위기다. 미·중 모두 베이징 회담을 앞두고 현안을 잘게 나누는 살라미 전술의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궈충룬(郭崇倫) 대만 연합보 부편집인은 14일 “올해 미·중 회담은 최대 네 차례 열릴 수 있어, 미국은 한 번에 논의를 끝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중국 역시 이번에 히든카드를 꺼내려 않고 있다”며 “트럼프가 ‘빅딜’에 나서도록 유인할 당근이 있더라고 한꺼번에 꺼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올 한 해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경제와 대만은 물론 각종 국제 이슈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 경제적 성과가 필요하고, 시 주석은 내년 하반기 당 대회에서 재집권의 정당성을 위해 미국과 대만 문제에서 성과가 필요하다.

희토류와 북한도 협상 탁자에 올랐다.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희토류 재고가 2달 치 밖에 남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은 트럼프 방중을 앞두고 6년 만인 지난 12일 베이징·평양 간 국제열차를 재개통한 데 이어, 오는 30일 차이나 에어 항공편까지 재개한다. 일본은 대만과 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미국과 밀착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대만은 지난 7일 총리 격인 줘룽타이(卓榮泰) 행정원장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관전을 이유로 1972년 일본과 단교 이래 54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과 비밀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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