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합동 연설회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구애의 장이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추미애·권칠승·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 등 후보들은 모두 소개 영상에서부터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이 대통령을 언급한 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서 “경기지사가 되고 나서 고생했던 사람을 안 챙겼다”는 비판을 받았던 김 지사였다. 약 7분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을 10차례 거론하며 “대통령을 위해 일 잘하는 도지사를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심으로 일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엔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김 전 부원장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반명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일 잘하는 친명”이라고 사과했다.
추 의원은 자신을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끝까지 지켜낸 당 대표 출신’이라 소개했다. 연설에서 그는 “이 대통령이 수십 년 간 방치됐던 불법 계곡을 정비했던 것처럼 경기도 잠재력을 일깨우겠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과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해 왔다”며 개혁 성과도 부각했다. 추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 시절 주류 세력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후보를 쫓아내려 했지만 저는 끝까지 지켜냈다”며 “명추연대라 불릴 만큼 거짓 음해에 맞섰다”고 적었다.
한준호 의원은 ‘공소취소 거래설’을 매개로 이 대통령을 방어하며 충심을 어필했다. 그는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대통령을 흔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 주장에 앞장서 온 한 의원은 지난 10일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관련 논란이 제기된 직후 “책임 있게 사과하라”며 김씨와 각을 세워왔다. 한 의원은 이날 “관료의 현상 유지도, 과거와 싸우는 정치도 경기도를 바꾸기엔 부족하다”며 김 지사와 추 의원을 동시에 겨냥했다.
친문그룹으로 분류되는 권칠승 의원은 “이재명 정부 성공이 가장 크게 실현되는 곳이 경기도”라고 했고, 양기대 전 의원도 “경기도의 성공이 곧 정부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비슷한 장면은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4일 열린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합동 연설회에서도 후보들은 ‘대통령이 원하는 시장’(김영록 전남지사)‘대통령이 밀어주는 통합특별시’(민형배 의원) 같은 표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필요한 것은 대통령을 빛낼 사람이지 얄팍한 친분 과시가 아니다”라며 다른 후보들을 견제할 정도였다.
지방선거 경선이 ‘명심 경쟁’ 양상으로 흐르는 데에는 대통령의 이른바 ‘샤라웃(shout-out)’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라웃은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서 특정 후보 글을 공유하거나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행정을) 잘하기는 하나 봅니다”며 이 대통령의 샤라웃을 받은 뒤 당내 서울시장 후보 선두를 달리는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대표적이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 샤라웃이 당내 경선 결과에 결정적”이라며“정책 경쟁보다 명심 구애가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