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스물두 살 김소영. 도대체 그는 왜 남성을 연달아 죽였을까. 김소영은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의 남자를 살해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그의 궤적을 쫓다가 기적처럼 살아남은 남성 A씨를 만났다.
놀랍게도 A씨가 김소영을 만난 시기는 김소영이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직후였다. A씨 역시 다음 타깃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남았다.
아주 사소한 이유 때문이었다. A씨를 죽이지 않은 이유는 곧 다른 남성을 살해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김소영과의 만남 전후를 복기하고, 온·오프라인 행적까지 쫓았다. 곳곳에서 사이코패스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1차 살인 직후 김소영이 A씨에게 보낸 문자는 “항정살, 삼겹살 먹고 싶다”였다.
그의 잠재적인 타깃은 한두 명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남성을 물색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앱 당근에는 그가 최근 한두 달 사이 ‘동네 친구 구한다’는 게시글에 다수의 댓글을 단 흔적이 남아 있다.
당근에 김소영이 팔려고 내놓은 중고 물품은 무려 100개였다. 취재진은 각종 물품을 살피며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김소영은 도대체 이런 물건들을 어디서 구했던 걸까.
‘뉴스페어링’은 두 번째 살인 피해자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빈센트의 남언호 대표변호사와 함께 사건의 전말을 다각도로 추적했다. 남 변호사는 사건 초기부터
피의자를 ‘역대급 사이코패스’라며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단독 취재 내용과 휴대폰 기록, 검경 수사 자료를 대조해 퍼즐을 맞춰본 결과, 전례 없는 새로운 살인의 실체가 드러났다.
가장 고마운 순간 찾아온 죽음이었기에,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살인이었다.
※다음은 방송 스크립트 일부입니다.
🎤진행 : 정세희 기자
🎤답변 : 남언호 법무법인 빈센트 대표변호사
살인 시도 후 ‘고기’ 타령, 기이한 식탐
Q : 2차 살인을 저지른 2월 9일 상황을 짚어보죠. 김소영이 모텔에서 약물로 살인을 저지르고 난 다음 행적이 기이했어요.
A : 맞아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튀어나왔어요. 바로 ‘치킨’. 김소영이 살인 현장을 벗어나면서 치킨 13만원어치를 배달시켜 집으로 가져가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죠. 실제 피해자 휴대전화를 조사해보니 결제 내역이 나왔습니다. 상세 내역을 보면 ‘치킨 양념 소스 팩’ 2개, ‘즉석밥’도 같이 주문했어요.
이는 취재진이 A씨에게 확인한 내용과 상당히 비슷하다. 데이트 후 헤어질 때 이미 1, 2차 식사를 했음에도 햄버거에 버터빵을 추가로 사달라고 해서 집에 가져갔다. 김소영은 음식에 대한 집착이 엄청났다. 평소 수집한 지역별 비싼 카페, 고깃집, 5성급 호텔 정보를 남자에게 계속 보냈다. “식탐이 많다, 먹는 걸 제일 좋아한다”면서 말이다.
(계속)
A씨는 취재진에게 김소영과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나이트클럽이었는데, 40대 여성과 짝을 지어 온 게 이상했어요.” 그날의 수상한 행동들을 하나씩 맞춰보니 A씨가 왜 ‘다음 피해자’가 되지 않았는지도 드러났다.
한편 김소영을 ‘
역대급 사이코패스’로 지목한 남언호 변호사는 또 다른 범죄 단서를 지목했다.
김소영이 당근에 올린 중고 매물 100개. “결코 20대 여성이 썼을 물건이 아닙니다.” 그 물건들의 출처는 어디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