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5년차 임진영(23)이 생애 마수걸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임진영은 15일 태국 촌부리의 아마타 스프링 골프장(파72·6609야드)에서 열린 리쥬란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1타 간격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이예원을 물리치고 올 시즌 개막전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임진영은 늦게 핀 꽃이다. 지난 2022년 고대하던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시드를 잃고 이듬해 곧장 2부 투어로 내려갔다. 절치부심한 끝에 지난 2024년 다시 KLPGA 투어로 복귀했고, 이후 안정적인 기량을 냈다. 개인 최고 성적은 지난해 4월 덕신EPC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준우승. 그간 이예원을 비롯해 황유민, 윤이나, 김민선7 등 2003년생 동기들이 차례로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장면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예원과 홍정민, 전예성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환히 웃었다.
12언더파 단독선두 전예성에게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임진영은 초반 흐름이 좋았다. 1번 홀(파4)과 2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탔다. 이어 파3 5번 홀부터 파5 7번 홀, 파4 9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해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승부는 임진영과 이예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앞조의 임진영이 15번 홀(파5) 버디로 14언더파 단독선두로 달아나자 챔피언조의 이예원도 같은 홀에서 1타를 줄여 다시 공동선두를 이뤘다. 승부처는 아마타 스프링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인 파3 17번 홀. 큰 호수 한가운데의 작은 섬이 그린인 이곳은 선수들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독특한 형태다. 겉보기엔 아름답지만, 변화무쌍한 바람 탓에 공을 물에 빠뜨리기 일쑤다. 전날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임진영은 최종라운드에선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핀 3.5m 옆을 공략했다. 1타 달아나는 귀중한 버디. 경쟁자 이예원이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임진영에게 우승이 돌아갔다.
임진영은 “경기 중에는 단독선두인 사실을 모르고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에만 집중했다. 우승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시즌 동안 샷과 쇼트게임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찾으면서 나 자신을 객관화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우승으로 출발한 임진영은 “올 시즌 목표가 2승이었다. 일단 첫 우승을 했으니 남은 대회에서도 이번 경험을 살려 좋은 성적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태국에서 개막전을 마친 KLPGA 투어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더 시에나 오픈을 통해 국내 일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