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5년간 연예인 기획사 세무조사로 부과한 세액이 6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은우의 장어집, 이하늬의 곰탕집 등 유명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뒤 탈세 의혹에 휩싸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총 104건의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세무조사에 따른 부과세액은 690억원에 달했다. 2024년 부과세액은 303억원으로 4년 전(39억원)보다 7.8배 증가했다. 박민규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 1인 기획사를 활용한 절세 과정에서 과세 분쟁이 늘면서 부과세액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1인 기획사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배경에는 절세 효과를 꼽는다. 1인 기획사는 최고 45%의 종합소득세율 대신 더 낮은 법인세(최고세율 25%)를 적용받는 데다 메이크업 비용이나 매니저 인건비 등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체 대중문화예술기획업 가운데 1인 기획사 비율은 2020년 2.5%에서 2024년 4.3%로 증가했다.
1인 기획사 설립을 통해 세 부담을 줄이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가족을 유령 임원·직원으로 올려 급여를 지급하거나, 실질적 업무 없이 비용만 부풀리는 경우가 문제다. 과세당국은 이런 형태를 페이퍼컴퍼니로 간주해 탈세로 판단한다. 업계에선 연예기획업 특유의 수익 정산 구조와 비용 처리 방식에 대한 명확한 과세 기준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후 추징이 이뤄지고 있다고 항변한다. 예컨대 해외 패션쇼 참석이나 전문 트레이너 고용처럼 연예인 이미지 관리나 활동을 위한 비용 처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의도치 않은 탈세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과세 처분에 반발해 불복 절차를 밟은 사례도 적지 않다. 연도별로 보면 불복 건수는 2020년 4건에서 2024년 19건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불복 청구금액도 2020년 81억1900만원에서 2024년 303억95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전오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사실은 개인인데 무늬만 법인인 경우에는 일반 법인보다 더 높은 세율 또는 별도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법인세 추가과세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세무조사와 추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업종 특성을 반영한 명확한 과세 기준을 마련해 성실 납세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