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복귀했다. 6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장동혁 대표가 자신에게 전권을 맡기겠다고 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초 이 위원장의 사퇴는 뜻밖이었다. 중진 의원 등이 대거 몰린 대구시장 공천에서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자 반발한 것이었다지만,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었다. 복귀 후 이 위원장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려 전기 충격을 가하듯 당에도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진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당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에는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장 대표를 뺀 혁신선거대책위 구성과 인적 쇄신을 요구 중이다. 사실상 장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고 새 인물을 내세워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다. 이런 반발은 장 대표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이후에도 “내란이라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절윤’과 거리를 둔 장 대표는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가 나온 뒤에도 뚜렷한 노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갤럽의 지난 10~12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장 대표 취임 후 최저치(20%)로 떨어졌다.
지방선거가 채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국민의힘은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기본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려면 ‘절윤’이 선언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14일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전한길씨 등 ‘윤 어게인’ 인사가 대거 몰렸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윤 어게인 세력과의 인적·조직적 연결고리부터 정리하고 당직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선거 메시지와 후보 관리는 외부 인사가 주도하는 혁신선대위에 맡기고 장 대표는 당의 중장기 노선 개편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1야당이 당내 갈등에 허덕이는 사이 사법 3법 개정이나 대구·경북(TK) 통합 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에서 여권의 일방통행이 이어지고 있다. 중차대한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도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