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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장관 “韓 등 호르무즈 봉쇄 즉각 영향…연합군 타당”

중앙일보

2026.03.15 13:29 2026.03.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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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아이젠하워 행정청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행사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발언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청한 가운데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15일(현지시간) 관련국들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 방어 연합군’ 구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ABC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오는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일본, 한국, 그리고 아시아 모든 국가들도 있다”며 “이들 국가가 이번 사태로 가장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당연히 전 세계 국가들의 광범위한 연합을 구성해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힘쓰는 것은 매우 논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중국ㆍ프랑스ㆍ일본ㆍ한국ㆍ영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함선 파견을 기정사실화했다. 라이트 장관의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국적군 체제로 관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구상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美 모든 자산, 해협 개방 위해 투입”

라이트 장관은 추가 파병된 해병대 2200명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임무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모든 미군 자산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해협을 개방하기 위해 투입될 것”이라며 “현재 우리의 초점은 해협을 위협하는 데 특화된 능력 등 이란의 군사 능력을 파괴하는 데 있다”고 답했다. 증파된 미 해병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하는 직ㆍ간접적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군사작전의 우선순위는 이란의 군사력 무력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이트 장관은 “다만 무엇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이란이 그 지역과 전 세계에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파괴하는 임무를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먼저 그 임무를 완수해야 하며, 머지않은 미래에 해협이 다시 개방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민 기자


“분쟁 몇 주 내 끝날 것…더 빠를 수도”

라이트 장관은 미국 내 기름값 상승세와 관련된 질문에는 “이 분쟁은 분명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며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며 “몇 주 안에 분쟁이 종결된 뒤 (석유) 공급이 회복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한 관련국들의 참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가 약 3개월 만에 자리를 옮긴 왈츠 대사는 이날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한국 등 5개국이 군함 파견을 약속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에 대한 논의는 대통령께 맡기겠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美유엔대사, 군함 파견 관련 “논의 진행중”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란 및 중동 정세 관련 제재 결의안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왈츠 대사는 또 “이 논의에서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점 하나는 걸프만에서 나오는 석유의 80%가 아시아로 향하는 반면 서반구로 향하는 물량은 7~8%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주도권 정책에 감사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꼽은 5개국 가운데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실질적 수혜국이라는 점을 부각해 군함 파견의 필요성을 압박하는 말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왈츠 대사는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하르그섬의 석유 시설 공격을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선택지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의도적으로 현재는 군사 시설만 타격했지만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까지 타격하기를 원한다면 그 옵션을 열어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경민 기자


“트럼프, 하르그섬 석유시설 공격 배제 안해”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에 위치한 22㎢ 크기의 산호초섬으로, 연간 9억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해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책임지는 핵심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미군이 하르그섬의 해군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90개 이상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하르그섬의 에너지 인프라도 공격하면 중동 원유 공급의 차질 가능성이 더욱 커져 유가 상승세가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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