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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체급 차는 전략·기술로 극복…부드럽게 신체 단련해요

중앙일보

2026.03.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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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라고 하면 흔히 비슷한 체격의 두 사람이 마주한 채 주먹이나 발을 이용해 상대를 타격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체격이 크게 차이 나거나 운동 신경이 뛰어나지 않아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이 있습니다. 바로 '주짓수(Jiu-Jitsu)'인데요. 주짓수는 상대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기술을 연결해 대결하는 무예로 힘보다는 상황에 맞는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즉, '기술과 지렛대의 원리'를 통해 체중과 근력의 차이를 극복하는 종목인 거죠. ‘힘이 세야 이긴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주짓수는 일본의 전통 무술 ‘유술(柔術)’에서 유래됐다고 해요. 특히 사무라이가 무기를 잃었을 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발전한 무술로 힘을 정면으로 맞부딪치기보다 상대의 힘을 흘려 이용하는 방식이 특징으로 꼽히죠.
주짓수는 상대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기술을 연결해 대결하는 무예로 힘보다는 상황에 맞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강조한 정동석(맨 오른쪽) 관장.
이후 20세기 초 일본 무술가들이 남아메리카로 건너가면서 기술이 전파됐고, 브라질에서 체급 차이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오늘날의 ‘브라질리언 주짓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격렬한 무술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전략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주짓수를 체험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강동구에 있는 강동와이어주짓수로 향했습니다.

손지우 학생모델과 최수혁 학생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정동석 관장은 “주짓수는 전신운동”이라며 주짓수 경기는 엄격한 규칙 안에서 진행된다고 소개했죠. “여러 기술과 규칙 중 가장 중요한 약속은 '탭(Tap)'이에요. 탭은 기술이 완전히 걸렸을 때 손이나 발로 매트를 두드려 항복 의사를 밝히는 신호로 패배의 표시가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위한 외침이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더 성숙한 태도이고요.” 두 번째로 중요한 기술 '낙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넘어질 때 손목·팔꿈치· 어깨·척추 등을 보호해 부상 위험을 크게 줄이고, 스파링에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낙법을 배운 소중 학생기자단.
"낙법이 왜 중요할까요?" 정 관장 질문에 "머리 다치는 걸 예방하려고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맞아요. 주짓수에서 낙법이 중요한 이유는 넘어질 때 손목·팔꿈치·어깨·척추 등을 보호해 부상 위험을 크게 줄이고, 스파링에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예요. 낙법은 충격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머리·허리 등 중요한 부위를 보호하고 충격을 몸 전체로 분산하는 게 목적이죠.”

무릎을 굽혀 중심을 낮춘 후 충격이 척추에 집중되지 않도록 등을 둥글게 하는 게 낙법의 기본자세입니다. 이어 엉덩이부터 등이 순차적으로 바닥에 닿되 이때 닿는 순간, 팔을 약 40~45도 각도로 벌려 손바닥을 '탁' 소리 나게 치는 게 중요해요. 남은 충격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다리를 쭉 펴서 발끝을 세워주는 게 후방낙법 기본자세라고 한 정 관장이 직접 시범을 보여줬죠.

“주짓수도 태권도처럼 띠 종류가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나요?” 지우 학생모델이 질문했죠. “주짓수에서는 벨트라고 하는데, 지금 여러분은 흰색 벨트를 맸잖아요. 초보자는 처음 흰색에서 시작해 파란색·보라색·갈색·검정으로 이어지며 블랙 벨트까지는 보통 10년 정도 걸려요.” 정 관장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주짓수 동작 중 '브릿지(Bridge)'와 '그립(Grip)'을 소개했죠. 그립은 모든 주짓수 기술의 출발점입니다. "주짓수는 잡기 싸움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상대의 도복이나 팔·목을 어떻게 잡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격과 방어가 달라져요"라며 손 모양을 알파벳 C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C그립'을 보여줬어요. 바닥에 누운 지우 학생모델 위로 올라간 정 관장은 “엄지와 네 손가락을 벌려 상대의 팔이나 손목, 목 주변을 감싸듯 잡아요. C그립은 꽉 쥔다기보다 감싸 통제한다는 느낌이 중요해요”라고 강조했습니다.
무릎을 굽혀 중심을 낮춘 후 충격이 척추에 집중되지 않도록 등을 둥글게 하는 게 낙법의 기본자세라며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직접 보여준 정동석(오른쪽) 관장.
다음 양손을 모은 정 관장이 어떤 동물이랑 닮지 않았냐고 묻자, 수혁 학생기자가 "원숭이 같아요"라고 말했죠. “맞아요. 몽키 그립은 엄지를 사용하지 않고 네 손가락만으로 잡는 방식으로 도복을 잡을 때 엄지를 끼우지 않기 때문에 손가락 부상 위험이 줄어들어요. 손가락 힘에만 의존하지 않고 체중 이동과 어깨 힘을 함께 쓰는 연습도 함께해야 하고요.” 이렇듯 잡기(그립) 동작이 많은 주짓수에서 손은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는 데 중요한 신체 부위로 손톱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정 관장은 “도장에 들어오면 손·발톱을 잘 깎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요. 방금 경험했듯 주짓수는 밀착 접촉이 많은 운동인데, 손가락으로 옷을 잡거나 몸을 지탱하는 과정에서 손톱이 길면 상대의 피부를 긁어 상처를 낼 수 있어요. 발톱 역시 여러 동작에서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어 손·발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해요”라고 했죠.

이어 무릎을 세우고 발바닥으로 바닥을 강하게 밀어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는 자세 ‘브릿지’ 시범을 보인 정 관장은 "상대가 내 몸 위에 올라타 자세를 잡았을 때, 가만히 버티기만 하면 점점 불리해져요. 이때 브릿지를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상대의 균형을 무너트릴 수 있죠. 핵심은 허리만 드는 것이 아니라 발바닥·엉덩이· 복부 힘을 동시에 사용해야 폭발적인 힘으로 상대를 밀어낼 수 있어요. 체중 이동과 타이밍이 정확해야 효과가 있는 브릿지는 힘이 약한 청소년이라도 기술을 정확히 익히면 상대방으로부터 충분히 탈출할 수 있어요"라고 했죠. 지우 학생모델과 수혁 학생기자는 정 관장이 보여준 브릿지를 각각 따라 했는데, 마치 영화 '스파이더맨'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상대의 도복 깃(컬러)을 양손으로 교차해 잡고 목을 압박한 기술 ‘크로스 컬러 초크’를 수혁(왼쪽) 학생기자에게 시도하는 지우 학생모델.
브릿지의 응용 동작 숄더 브릿지(Shoulder Bridge)도 해봤어요. 숄더 브릿지는 양발을 엉덩이 쪽으로 최대한 당겨 세운 후, 한쪽 어깨(골반 대각선 방향)를 축으로 삼아 골반을 높게 들어 올리며 상대방을 주저앉게 하는 기술이에요. 바닥에 웅크린 정 관장은 “엉덩이를 든 상태에서 몸을 비틀어 한쪽 어깨 쪽으로 힘을 전달하면, 상대는 옆으로 기울어지잖아요. 이때 이 기술을 이용해 상대를 뒤집거나, 빠져나올 공간을 만들면 돼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짓수 기본 동작을 배운 소중 학생기자단은 도복 깃을 이용한 주짓수 대표 기술 ‘크로스 컬러 초크(Cross Collar Choke)’에 도전했습니다. 크로스 컬러 초크는 상대의 도복 깃(컬러)을 양손으로 교차해 잡은 후 목을 압박해 '탭'을 받아내는 동작으로 이름 그대로 두 손이 서로 교차(cross)한 상태에서 깃을 잡고 초크(choke)를 완성하는 기술이죠. 체급 차이가 나더라도 깊은 그립과 올바른 각도를 확보하면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술이라 기본이 탄탄한 선수일수록 '크로스 컬러 초크'를 정확하게 사용한다고 해요.
기술이 완전히 걸렸을 때 손이나 발로 매트를 두드려 항복 의사를 밝히는 신호 ‘탭(Tap)’은 주짓수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수혁(왼쪽) 학생기자에게 탭을 한 지우 학생모델.
"크로스 컬러 초크는 어떤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에요?" 수혁 학생기자 질문에 정 관장은 "상대 위에 올라탄 마운트 포지션에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입니다. 위에서 체중을 실은 상태로 상대방의 깃을 깊게 잡으면 상대는 방어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또 힘 조절을 잘 못 할 경우 상대가 기절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동작이고요. 그래서 주짓수 경기에서는 마운트를 점수로 확보한 뒤 크로스 컬러 초크로 마무리하는 장면이 자주 나와요. 또 바닥에 누워 다리로 상대를 통제하는 ‘클로즈 가드’에서도 자주 시도되고요"라면서 시범을 보였죠.

바닥에 드러누운 지우 학생모델 위에 앉은 정 관장은 "한 손을 상대 도복 안쪽 깊숙이 넣어 반대편 깃을 잡아요. 이어서 다른 손도 반대 방향으로 넣어 교차 형태로 잡는데, 이때 손등이 서로 마주 보도록 깊이 들어가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이후 팔을 당기고 손목을 비틀며 상대의 목 양쪽을 압박하면 돼요. 이 기술이 들어갈 때 상대방이 탭을 외치면 바로 깃을 놔줘야 해요. 바로 놔주지 않는다면 상대가 기절할 수도 있거든요"라고 주의를 당부했죠.
상대의 도복이나 팔·목을 어떻게 잡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격과 방어가 달라진다며 주짓수 기술을 알려주는 정동석(오른쪽) 관장.
이때 중요한 점은 목을 세게 누르는 것이 아니라 경동맥을 압박하는 방식입니다. 더불어 기도가 아니라 혈류를 차단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와 각도가 핵심이죠. 지우 학생모델과 수혁 학생기자는 숄더 브릿지와 크로스 컬러 초크 등 정 관장에게 배운 기술을 활용해 간단한 스파링을 해봤어요. 배운 기술을 바로 스파링에 써 본 지우 학생모델은 "주짓수는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운동인가요?"라고 물었죠.

"주짓수는 신체 능력 향상뿐 아니라 정서적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무술이에요. 반복 훈련을 통해 눈에 보이는 실력 향상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자신감을 기를 수 있죠. 기술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 과정을 통해 집중력과 인내심도 단련할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력·유연성·심폐지구력 등과 같은 체력과 균형 감각을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는 철학을 가진 주짓수는 체급 차이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로 실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해요. 주짓수로 신체 단련은 물론 새 학기 스트레스도 함께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행취재=손지우(경기도 안곡중 1) 학생모델·최수혁(서울 위례초 6)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후기
저는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이번 주짓수 취재가 정말 기대됐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해서 정동석 관장님이 준비해주신 도복으로 갈아입고 벨트를 매니 주짓수 선수가 된 기분이었죠. 일본에서 유래된 주짓수는 브라질로 전파돼 발전했고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는 무술로 자리 잡게 됐다고 해요. 이날 정 관장님은 저랑 수혁이에게 주짓수 기본동작과 초크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관장님과 또 수혁이랑 각각 스파링도 해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주짓수를 알게 돼 뜻깊은 취재였고, 기회가 되면 주짓수를 꾸준히 배워보고 싶어요.

손지우(경기도 안곡중 1) 학생모델

주짓수는 일본의 유술이 브라질로 건너간 후 현지에서 자체 발전해 정립된 무술입니다. 그래서 브라질리언 주짓수라고 불리는데 종합격투기 대회의 주요 기술로 자리 잡아 많은 선수가 주짓수를 사용해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해요. 2018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된 정동석 관장님께 이날 주짓수 유래와 기초 동작 등을 가르쳐 주셨어요. 상대를 제압하는 법부터 분리한 상황이지만 이를 역이용하는 방법 등 여러 기술을 직접 체험하면서 무술을 익힐 수 있었죠. 주짓수를 처음 해봤는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모든 신체를 이용한 운동을 경험하고 싶다면 주짓수를 추천합니다.

최수혁(서울 위례초 6) 학생기자



이보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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