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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막대한 수익"…'하루 7.5억' 쓸어담는 韓해운사 정체

중앙일보

2026.03.15 18:33 2026.03.1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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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캡처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Sinokor·시노코)의 초대형 유조선 투자 전략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노코는 전쟁 발발 전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며 선대를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말 기준 시노코가 약 150척의 초대형 유조선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제재 대상이 아니거나 다른 계약에 묶이지 않은 선박 가운데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전쟁 발발 몇 주 전 최소 6척의 빈 VLCC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 선적을 대기 시킨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원유 수출이 막히자 중동 지역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글로벌 석유 기업들은 유조선을 ‘해상 저장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도 중동 서비스 항로. 사진 홈페이지 캡처

이 과정에서 유조선 용선료는 급등했다. 시노코는 현재 일부 선박을 하루 약 50만 달러(약 7억5000만원)에 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평균 대비 약 10배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계약이 유지될 경우 올해 초 척당 약 8800만 달러에 매입한 선박의 투자금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 운송 운임도 크게 올랐다. 선박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은 배럴당 약 2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약 2.5달러보다 크게 상승했다.

런던의 선박 중개업체 페언리십브로커스의할보르엘레프센 이사는 블룸버그에 “시노코는 최근 상당한 규모의 선대를 통제하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상 가격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시노코 선박위치. 사진 홈페이지 캡처

시노코는 1989년 설립된 한국 해운사로 컨테이너 운송 사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회사는 한국해운협회 회장을 지낸 정태순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이번 유조선 확보 전략은 그의 아들인 정가현시노코페트로케미컬 이사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사는 업계 밖에서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주요 계약을 직접 협상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는 그가 보안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사내 지시와 외부 거래를 진행하고, 직원이나 사업 파트너와 팔씨름을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성과가 전략과 시장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한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엔버러스의 칼 래리 애널리스트는 “좋은 투자 포지션은 전략과 운이 결합된 결과”라며 “시노코의 유조선 확보 결정은 매우 유리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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