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업무 복귀 하루 만에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공천 배제) 했다. 6·3 지방선거를 80일 앞두고 현역 단체장에 대해 첫 공천 배제를 결정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이 위원장이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결정은 한 사람에 대한 평가 문제가 아닌, 정치 변화의 문제”라며 “시대 교체와 세대 교체 요구를 힘 있게 실천할 지도자가 과감하게 등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이날 충북지사 추가 접수를 공고하고 17일까지 신청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충북지사엔 김 지사를 비롯해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길형 전 충주시장 등 4명이 신청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충북의 새 도약을 이끌고 싶은 분, 국민의힘의 변화와 혁신을 충북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은 분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해 본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추가 컷오프 가능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 결단은 충북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관성이 아닌 변화의 정치, 과거가 아닌 미래의 정치를 향한 공천 혁신을 앞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안전한 자리일수록 먼저 문을 열고, 기득권일수록 먼저 변화를 선택하고 익숙한 정치일수록 과감하게 흔드는 것이 국민이 정치에 요구하는 변화”라고 부연했다.
당 안팎에선 이 위원장이 다음으로 대구시장 후보군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이 지난 13일 사퇴 표명을 한 결정적 계기 역시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공관위 내 반발 때문이었다. 복수의 공관위원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대구에 출마한 중진들에게 큰 패널티를 부여해 신인과 초선 중심으로 세대 교체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대구시장 예비후보에는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총 9명이 등록했다.
대구 중진들의 반발도 심상찮다. 주호영 의원은 1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 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중진에게 컷오프를 한다면 중진들 다 국회의원 그만두게 해야 한다.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경쟁력 없는 후보를 내세우면 민주당 시장 만들어주려고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이 위원장의 발탁 배경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우리가 듣기로는 이 위원장을 고성국 유튜버가 추천을 했고, 고성국씨가 이진숙 전 위원장을 손 잡고 다니면서 선거 운동을 하니까 그 주문에 따라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대구 중진 컷오프 가능성에 대해 “가급적이면 빨리 공천을 완료해서 후보들이 마음 놓고 헌신의 노력을 다해 뛰도록 하는 것이 큰 틀의 방향”이라며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관위 차원의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