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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7개국에 호르무즈 연합군 참여 요청…미·중 회담 연기할 수도”

중앙일보

2026.03.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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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압박 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협력하지 않을 경우 동맹의 미래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했고, 이달 말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참여 여부를 기억해 두겠다는 경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받는 국가들은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거론하며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나토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토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필요한 것은 뭐든”이라며 동맹국이 기뢰 제거함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응답 없으면 나토에 매우 나쁜 미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은 제1의 동맹이자 가장 오랜 기간 (미국과) 함께한 국가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내가 와 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들은 오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이란의 위협 능력을 제거하자마자 그들은 ‘배 두 척을 보내겠다’고 했다”고 가시 돋친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작전 참여를 요구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바라건대(Hopefully)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이날 FT 인터뷰에서는 동맹의 나쁜 미래까지 언급하면서 군함 파견 요구를 더욱 노골화한 것이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中도 도와야…정상회담 연기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석유의 9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면서다. 중국은 이란의 주요 원유 구매국이자 정치적으로는 최대 후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로 잡힌 자신의 중국 방문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그 전에 (중국) 입장을 알고 싶다. 2주는 긴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의 협력 요구에 대한 답변을 양국 정상회담 전에 내놓지 않을 경우 회담 일정이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미·중 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가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T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공급받고 있지만 이란 전쟁 이후 미국과의 정상회담 연기 의사를 보인 적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7개국에 참여 요청…긍정적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연합체 구성과 관련해 약 7개 국가에 참여를 요청했으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언급한 5개국보다 2곳이 더 늘어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들과 협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지원 받든 안 받든 분명히 기억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들 국가가 나서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에너지를 얻는 곳”이라고 부연한 뒤 연합군이 구성되면 작전이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참여 가능성과 관련해선 “말할 수 없다. (참여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외교적 대화가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있지만 나는 그들이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란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됐느냐는 물음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며 “지금 당장 우리가 철수하면 그들이 재건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겠지만 그래도 나는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WSJ “연합체 구성, 이르면 금주 발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연합체 구성을 곧 발표할 거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할 연합체 구성에 여러 국가가 합의했다는 사실을 이르면 금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다만 미국과 연합체에 참여할 국가들의 선박 호위작전 수행 시점이 전쟁 종결 전이 될지, 후가 될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전황에 따라 연합체 구성 발표가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나토 동맹과 중국을 향해 거친 압박성 발언을 내놓은 만큼 한국에도 협조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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