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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방역 비상....‘계란 10개 4000원’에 ‘미트플레이션’까지

중앙일보

2026.03.15 22:44 2026.03.1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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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축산물이 진열돼 있다. 이번 동절기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계란과 육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돼지고기와 계란, 식용유, 통신비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23개 품목을 '민생물가 특별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상반기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뉴스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축산물 물가도 덩달아 오름세다. 중동 사태로 유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밥상물가와 직결된 축산물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물가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1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축산물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 증가했다. 특히 돼지고기(7.3%)와 계란(6.7%)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2020년 대비로는 계란이 41.6%나 올랐고, 닭고기는 31.8%, 돼지고기는 28% 비싸졌다.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인 가구 등의 소비가 많은 계란 특란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주(3월 9~15일) 기준 3892원으로 1년 전보다 19.3% 상승했다. 계란 1개 가격이 400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가격은 6762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고병원성 AI가 6개월째 번지면서 계란 생산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동절기 고병원성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은 980만 마리가 넘는다. 이는 1년 전(483만 마리)의 두 배 규모이자 5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이에 지난주 육계 소비자가격은 ㎏당 625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비싸졌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특란 한 판(30개) 기준 1년 전보다 1000원 비싸진 달걀은 정부의 물가 안정 특별 관리 품목에 들어가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계란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산 신선란도 추가 수입했지만, 신학기 수요가 급증한 데다 살처분 마릿수까지 늘면서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달 특란과 육계 산지 가격이 전년보다 약 13% 올라 각각 한 판에 1800원, ㎏당 2200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오름세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삼겹살은 100g당 2629원, 목살은 2456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3%, 5.3% 비싸졌다. 앞다릿살은 1531원으로 작년보다 6.5% 오른 수준이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건수는 벌써 22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아직 3월 중순인데 지난해와 2024년 2년간을 합친 건수(17건)보다 많다. 살처분 마릿수도 이미 15만 마리로 지난해(3만4000마리)의 4.4배 규모다. 한우 가격도 국내 도축 마릿수 감소로 오름세다.

지난달 20일 경기 평택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고병원성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해 방역당국이 통제 및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가축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물가를 더 밀어 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1월 말 구제역이 9개월 만에 확인되면서 3대 가축 전염병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 가지 가축전염병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전파 속도가 빠르고 국제 교역상 피해가 큰 A급 질병으로 분류한다.

지난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전염병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국내 도축장의 돼지 혈액을 원료로 사용한 배합사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형(IGR-Ⅰ)이 처음 검출된 것과 관련해 방역망의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22건 중 19건이 해외 유래 유형인 IGR-Ⅰ이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문제가 된 사료는 즉시 폐기 조치했고 관련 제품 회수ㆍ폐기 및 검사, 전국 돼지농장 일제 검사 등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전파 우려가 있는 국산 혈장단백질 사료원료 사용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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