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등에 연이어 호출을 받고 있다. 16일 우 의장은 초선 의원 19명을 모아 개헌 관련 간담회를 열었고, 이 대통령은 민주당 초선 의원 67명은 두 조로 나누어 전날에 이어 이날 만찬을 함께 한다. 초선들 사이에선 “우리가 이렇게 존재감 있는지 몰랐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난제를 돌파하기 위해선 초선들의 응집된 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개헌 관련해 그간 진행 상황을 초선 의원님들에게 보고하려고 모았다”고 했다. 간담회는 30분 정도 진행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마치고 나와 “우 의장이 개헌 관련 기자회견 내용과 당 일정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불러 관련 이야기를 나눴고, 초선 의원들도 각자 자기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초선 의원 34명과 함께한 만찬에서 “정치화된 일부 특수부 검사들도 있지만 충직하게 본분을 다하는 검사들도 많으니, 전원 해임→재임용 등으로 전체를 몰아 모욕감을 줄 필요는 없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전원 해임→재임용’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당정 협의를 거쳐 나온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 재수정을 주장하면서는 꺼낸 주장이다. 한 참석자는 “검찰개혁 강경파에 대한 비판과 정부 수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촉구가 담긴 말로 이해했다”(초선 참석자)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대 국회 초선은 이 대통령이 대표 때에 직접 공천한 사람들이라 이 대통령과 동질감이 있고, 메시지에 수용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도 “당정협의안 역시 만고불변의 확정안이 아니라 필요하면 입법과정에서 또 논의하고 수정하면 된다”면서도 “그 재수정은 수사기소 분리, 검찰의 수사배제라는 대원칙을 관철하는데 도움되는 것이어야지, 만의 하나라도 누군가의 선명성을 드러내거나 검찰개혁의 본질과 무관한 다른 목적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썼다.
이 대통령과 우 의장이 직접 초선 의원들 설득에 나선 건 강경파와 강성 유튜버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청래 지도부를 우회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강성 지지층 눈치 보느라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예민한 이슈에 선뜻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니, 초선 의원들이 행동 대장으로 나서 주길 기대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은 실제 최근 당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힘을 보여주곤 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각각 정 대표가 추진하는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한 전례도 있다. 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국민의힘은 즉각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대표가 “민심의 척도”라던 김어준씨의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날도 정치 검사들에 당했던 이재명도 대통령이 되니 언행이 이상해져 간다” “검찰개혁의 주체는 국회”라는 등의 글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 사이에 끼인 모양새다.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 대표는 “여타 다른 개혁과는 질적으로 다른 상징성을 가진다. 법 조항 하나하나도 중요하고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당·정·청 원팀, 원보이스로 시대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원론적 메시지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