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관이 확장 이전을 기념하는 재개관전 '불길한 징조 속에서 태어나(Born Under a Bad Sign)'를 개최한다. 전시는 3월 6일부터 4월 5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새롭게 자리한 미학관에서 열리며 매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는 불확실성과 불안의 감각을 동시대 시각예술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불길한 징조'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력감과 공허함을 의미하며, 전시는 이러한 감각을 다섯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참여 작가는 듀킴, 박웅규, 윤미류, 이민지, 이은실 총 다섯 명이다. 이은실은 억압된 욕망과 금기된 감정을 추상적 장면으로 번역하고, 박웅규는 종교적 형식을 차용해 성스러움과 불결함의 경계를 탐구한다.
듀킴은 퀴어성과 의례의 구조를 교차시키며 주변화된 존재들을 위한 새로운 무대를 제안하고, 윤미류는 인물의 찰나를 통해 익숙함 속에서 드러나는 낯선 감각을 표현한다. 이민지는 '본 것'과 '보지 못한 것'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며 포착되지 않는 유령적 감각을 사진과 영상, 텍스트 작업으로 기록한다.
전시 제목은 블루스 음악가 알버트 킹(Albert King)의 곡 '불길한 징조 속에서 태어나(Born Under a Bad Sign)'에서 착안했다. 미학관 이슬비 디렉터는 "'불운이 없었다면 나는 운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는 노래의 후렴구처럼 불운과 행운을 동전의 양면으로 바라보며 절망 역시 단순히 제거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망의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시작은 조용히 예비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이번 전시에 담았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미학관의 공간 확장 이전과 함께 마련된 재개관전으로 새로운 공간에서의 첫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미학관은 동시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전시 기획과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앞으로 지역 기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전시와 연계한 학술 프로그램 '미학당(美學堂)'도 새롭게 운영된다. 미학당은 시각예술과 미학, 철학을 주제로 한 독서 세미나와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전시를 매개로 예술과 인문학의 교차 지점을 탐구하는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