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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후 비트코인 나홀로 상승…보름새 18% 뛰고 금값은 하락

중앙일보

2026.03.16 01:51 2026.03.1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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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16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중동 사태 이후 비트코인이 주식은 물론 금과 미국 달러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는 동시에 '위험회피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6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4363.12달러로 전일 대비 3.95% 상승했다. 일주일 전인 3월 9일보다 약 12.7% 오른 수치이며,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2월 28일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약 17.8%에 이른다.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통 금융자산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3.59% 하락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역시 같은 기간 약 4%대 하락세를 보였다. 금은 전쟁 초기 급등했다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전쟁 속에서 지속적인 강세 압력을 받는 달러인덱스(DXY)의 상승률이 같은 기간 약 2.8%인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오름세 경향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비즈니스 매체 포춘도 “전쟁 시작 이후 비트코인이 금과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자금 이동이 자유롭다는 비트코인의 특징이 전쟁 국면에서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 상황에서 은행망이나 지급결제 시스템, 외환시장 등 기존 금융 인프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한 불안이 커졌는데, 이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 전통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CF벤치마크 리서치 책임자인 게이브 셀비는 “이란 분쟁이 주말에 격화됐을 때 글로벌 위험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은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뿐이었다”며 “24시간 거래 구조는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특징”이라고 말했다.

중동사태 발생 후 비트코인 시세

다만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전쟁이 발생한 직후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위험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중동사태 발생 직후엔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자산을 매도하면서 가격이 한때 6만300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후 이달 5일에는 7만3000달러선까지 반등했지만, 닷새 만에 다시 6만6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큰 폭의 등락이 이어졌다. 로이터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기보다 위험자산과 같은 범주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기술주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면서 ‘디지털 금’보다는 ‘디지털 나스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에서 성격이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 대표는 “비트코인은 아직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위기 상황에서 국경 간 송금·가치 저장·자산 이동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란 사태로 드러났다"며 “전쟁과 제재, 통화 불안, 금융 인프라 붕괴 가능성이 커지는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위험회피자산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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