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은 16일 “호주에 난민 비자를 받아 남기로 했던 이란 여자대표팀 선수 가운데 다섯 번째 선수가 호주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 선수는 일요일 밤 자정 직전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당초 호주에 남기로 했던 선수 7명 가운데 현재 호주에 남아 있는 인원은 단 두 명만 남게 됐다.
이란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최된 AFC 여자아시안컵 A조 3차전에서 필리핀에게 0-2로 졌다. 이란은 한국(0-3패), 호주(0-4패)에 이어 3연패를 당하며 대회를 3패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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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수들은 전쟁에 대한 반대 메시지로 한국전에서 단체로 국가를 제창하길 거부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며 “최고 총살형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선수들을 협박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이란 선수들은 두 번째 호주전과 세 번째 필리핀전에서 국가를 부르며 거수경례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결코 좋지 못했다. 살기 위해 억지로 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이란 선수단 중 7명이 호주에 망명을 신청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26명의 선수단 중 선수 6명과 지원 스태프 1명이 호주 정부의 인도적 비자를 받아 체류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가 마음을 바꾸면서 말레이시아를 거쳐 팀에 합류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단은 쿠알라룸푸르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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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는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맷 티슬스웨이트 호주 이민 차관은 “이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며 선수 개인의 결정이다. 호주에 남아 있는 두 명에게는 정부와 교민 사회가 정착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선수들의 귀국을 정치적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 이란 국영 타스님 통신은 “선수들이 가족과 조국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과 호주의 프로젝트 실패”라고 주장했다.
망명을 신청한 뒤 귀국으로 마음을 바꾼 선수는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미 귀국한 선수들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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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 이란 교민단체 관계자는 “선수들은 충분한 정보 없이 순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했고 가족에 대한 압박도 받았을 것이다. 그들이 돌아간 것은 놀랍지만 동시에 이해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