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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몇 없는 인문계 출신…“이 길 택하길 잘했다 싶어요”

중앙일보

2026.03.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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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 상주작곡가 홍민웅(왼쪽), 손다혜. 이들은 오는 20일 1년간 작업한 신곡 ‘대적’, ‘귀로’ 등을 발표한다. 둘 다 20여분의 호흡이 긴 곡이다. [사진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극단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손다혜(41)·홍민웅(40) 두 사람만의 곡으로 구성된 연주회를 연다. 오는 2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관현악시리즈Ⅲ ‘2025 상주 작곡가:손다혜·홍민웅’을 통해서다.

둘은 서양 음악 연주 단체까지 통틀어 국내에 몇 없는 상주작곡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상주작곡가 제도를 부활시키며 둘을 발탁했다.

지난 12일 국립극장에서 첫 연습을 마치고 중앙일보와 만난 둘은 본인의 이름을 내 건 연주회에 대한 긴장감과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손다혜는 “국악은 서양 음악과 달리 쓴 곡을 미리 들어볼 수 없다”라며 “70여명의 실제 연주를 마주했을 때의 흥분과 부끄러움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든든한 단원의 실력 덕에 결과물이 좋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홍민웅은 “보통은 작곡할 때 가야금 소리를 떠올렸는데, 이번엔 악단 가야금 수석의 연주 방식과 호흡 등을 상상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두 작곡가가 지난 1년간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꾸준히 소통하며 쓴 작품들이 관객과 만난다. 손다혜는 조선 권력의 중심이었던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의 모습을 모티브로 만든 ‘대적’을 이번 공연에 선보인다. 함께 공연되는 2022년 작품 ‘흐르는 바다처럼’은 부산 청사포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400년이 넘은 소나무 ‘망부송’의 전설을 펼친 곡이다. 홍민웅의 작품 ‘귀로’, ‘쇄루우’는 각각 바리데기와 견우·직녀 설화를 모티브로 한다.

손다혜와 홍민웅은 국악계에 몇 없는 인문계열 고등학교 졸업생이다. 국악 입문은 늦었지만, 성과는 뒤처지지 않았다. 손다혜는 제42회 대한민국 작곡가상 대상, 2024년 KBS 국악대상 작곡상을 받으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홍민웅은 2021년 ‘시간의 색’ 이후 꾸준히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작업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K컬처’ 열풍 속 국악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렸던 두 작곡가 작품 관련 관객 청음회는 티켓 오픈 1분 만에 40장의 표가 매진됐다. 홍민웅은 “컴퓨터 공학자부터 치과의사까지 다양한 분들이 해설을 들으러 와줬다”라며 “새삼 국악 하길 잘했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오늘의 작품이 다음 활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라며 “환갑 가까이 된 김대성 국악 작곡가는 지금도 민요 채집을 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시는데,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라고 했다. 손다혜는 “지치지 않고 계속 곡을 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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