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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베를린·베니스 이어…오스카까지 거머쥐다

중앙일보

2026.03.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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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작품상·감독상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가운데)이 배우, 스태프들과 기쁨을 함께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카데미 무관의 거장’ 폴 토마스 앤더슨(56) 감독이 드디어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가 연출한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이하 ‘원 배틀’)가 1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남우조연상·각색상·편집상·캐스팅상 등 6관왕을 차지했다.

‘데어 윌 비 블러드’, ‘마스터’ 등의 작품으로 칸·베를린·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석권했지만,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던 앤더슨 감독은 이날 오스카 무관의 한을 씻어냈다.

그는 “이번에 훌륭한 영화들이 많았다. 후보작들, 동료 감독들과 함께 훌륭한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 배틀’은 반체제 무장조직에서 활동하던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이 위기에 처한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추격 액션물이다. 이민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설파한 영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정책을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씨너스: 죄인들’(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각본상·음악상·촬영상·남우주연상 등 4관왕에 올랐다. 193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인종 차별 등 사회적 갈등을 초자연적 공포 장르의 틀로 풀어낸 영화다.

오스카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들. 왼쪽부터 제시 버클리(여우주연상), 마이클 B. 조던(남우주연상), 에이미 메디건(여우조연상). [AP=연합뉴스]
영화에서 쌍둥이 형제의 1인 2역을 소화한 마이클 B. 조던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흑인 배우가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시드니 포이티어·덴절 워싱턴·제이미 폭스 등에 이어 6번째다.

‘크리드’와 ‘블랙 팬서’ 시리즈에 출연한 그는 오스카에서 수상한 흑인 선배 배우들을 언급하며, “당신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당신들이 나를 믿어준다면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돼서 보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은 ‘햄넷’(클로이 자오 감독)의 제시 버클리가 수상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의 탄생 뒤에 숨겨진 비극을 그린 영화에서 버클리는 아들을 잃은 슬픔과 강인한 모성애를 지닌 아녜스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영국 아카데미, 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최초의 아일랜드 배우가 됐다. 버클리는 “오늘은 영국의 어머니 날”이라며 “이 상을 어머니의 마음이 품은 아름답지만 혼란스러운 세상에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남녀 조연상은 숀 펜(‘원 배틀’)과 에이미 메디건(‘웨폰’)에게 돌아갔다. 숀 펜은 세번째 오스카 연기상을 받았지만, 시상식에 불참했다.

일부 영화인들의 반전(反戰)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국제장편영화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전쟁 반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며 짧지만 강한 목소리를 냈다.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으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파벨 탈라킨 감독은 러시아어로 “별똥별 대신에 폭탄과 무인기(드론)가 떨어지는 나라들이 있다”며 “당장 모든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정현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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