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원-달러 환율 1500원, 본격화하는 ‘3고’ 장기전 대비해야

중앙일보

2026.03.16 08: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한국 경제를 직격하는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파고가 더 거세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어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넘었다. 이달 들어 야간 거래에서 두 차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었지만, 주간 거래에서 1500원을 돌파한 건 세계경제 위기 당시이던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줄이며 1497.5원으로 마감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1달러=1500원’이 무너지며 시장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건 19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세계금융위기뿐이었다. 뛰는 환율이 또 다른 위기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3고(高)’의 시험대 위에 섰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는 원유 소비량 세계 7위인 한국에 치명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이르고, 이 중 90% 이상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취약한 에너지 조달 구조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을 배가할 수 있다.

경기 둔화 속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진다. 고유가와 함께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이 기업 비용 증가와 가계의 소비 여력 감소를 가져와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은 필요하지만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취약 계층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는 산업에 대한 ‘핀셋’ 지원에 나서는 한편,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 장기전에 대비하도록 국가 차원의 비상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고 실탄을 아껴가며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속도를 내는 15조~20조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정부의 과도한 돈 풀기가 가져올 시장 금리와 환율 상승 등 부작용을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