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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사흘째 100달러대…"민생교란주유소, 현상금 5억"

중앙일보

2026.03.16 13:00 2026.03.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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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사흘 넘게 1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가 시장에 번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다(원화 가치는 하락). 주간거래에서 1500원 선을 넘은 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박경민 기자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16일 아시아 시장이 열린 직후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올라 102.44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06.50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13일 100달러 선을 돌파한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 역시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 5%가량 오른 127달러대에 거래 중이다.

김주원 기자
주말 사이 미국이 이란의 하르그섬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하르그섬은 이란 석유 수출량의 90%가 거쳐가는 핵심 거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먼저 1억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며 안정화 조치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S&P글로벌에너지는 “향후 몇 주 안에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운항이 재개된다고 가정해도 연중 유가가 월평균 배럴당 70~100달러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수개월 이상 폐쇄된다면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고유가 장기화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3원 오른 1501.0원으로 개장했다. 주간거래에서 1500원 선을 넘은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장중 고가 1500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당국 개입 경계감 등으로 환율은 소폭 내려 1497.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 1500원대에 머무르는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뿐 아니라 알루미늄 등 원자재 시장으로도 충격이 번지고 있다. 해상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중동 기업들이 알루미늄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가격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8%가량 뛰었다. 알루미늄은 중동산이 전 세계 생산량의 9%를 담당한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알루미늄 수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사하게 이번 전쟁의 숨은 뇌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탄올과 요소 가격도 전쟁 전보다 각각 10%·35%가량 급등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비료 생산에 쓰이는 황 공급이 호르무즈해협에 묶이면서, 세계 농업 생산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김주원 기자
정부의 대응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동 상황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정부와 당정 협의를 열고 중동 사태 관련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이번 주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현재 수리 중인 원전 6기 정비를 조기에 달성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린 알뜰주유소에 대해선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기존 3회 위반이 아닌 1회 위반으로도 면허를 취소하는 방식이다.

이날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유가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중요 제보를 해주면 최대 5억원의 특별 검거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경찰은 사재기(매점매석), 무자격 석유판매 등 불법행위 6건을 현재 수사 중이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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