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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털보, 영 맘에 안들어부러" "여당, 李 업적 깎아먹어" [전남·광주 선거 민심]

중앙일보

2026.03.16 13:00 2026.03.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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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국민의힘은 없는 정당이나 마찬가지여.”
“조국이는 얼굴만 반지르르 하제. 속알맹이가 없어부러.”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을 뽑는 6·3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지난 15일 광주·목포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여당 후보 당선은 상수”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확고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지난 12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72%로 타 정당(국민의힘 5%, 조국혁신당 6%)을 압도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78%로 정권 견제론(16%)의 5배 가까이 됐다.

광주 충장로에서 양말장사를 하는 박영훈(46)씨는 15일 중앙일보와 만나 민주당에 대해 ″내란 청산도 중요하지만, 경제살리기와 민생회복에 힘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튜브 김어준씨에 대해선 ″그냥 정치하는 인터넷 방송 BJ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품위가 없다″고 했다. 이찬규 기자

시민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민주당 내부 이슈로 쏠렸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등 ‘검찰 개혁’ 입법을 둘러싼 당정의 힘겨루기가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들이 적잖았다. 광주 충장로에서 만난 양말 상인 박영훈(46)씨는 “검찰 개혁도 강경파가 하고 민주당이 요즘 너무 막가는 거 아닌가 싶다. 이재명 대통령 업적을 오히려 깎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 상무지구에서 만난 직장인 명진석(44)씨도 “지역 미래를 짜야할 시간에 여당이 한가롭게 계파 싸움이나 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도 조율하고 해결사 역할을 해야할 마당에 법사위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흥 출신 권민아(59·여)씨는 “새 통합 시장에 바라는 거 없고 대통령이나 잘 도왔으면 한다. 요즘 보니 뭔 사위(법사위)가 분란을 만드는 거 같다”고 했다. NBS 조사에서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90%에 달하는 호남인 만큼 이 대통령을 여당에서 잘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전남 목포에서 그물망 가게를 운영하는 김규(69)씨는 15일 중앙일보와 만나 유튜버 김어준씨에 대해 ″털보 말이여? 아따, 이상시런 소리만 골라가매 해싸는 게 영 맘에 안 들어부러″라고 말했다. 지나가던 박성수(68)씨는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게 생겼는디, 뭔 놈의 공소취소 야그만 해싸냐″고 우려했다. 이찬규 기자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로 인해 논란의 한가운데로 소환된 유튜버 김어준씨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적잖게 쏟아졌다. 목포의 자영업자 김규(69)씨는 “그 털보 말이여. 꼭 사이비 종교인 맹키로 이상시런 소리만 골라 해싸는 게 영 맘에 안 들어부러”라고 말했다. 길을 지나가던 박성수(68)씨도 “기기름값이 허벌라게 오르게 생겼는디, 먼 놈의 공소취소 야그만 해싼다냐”고 혀를 찼다. 교사 이모(42·여)씨는 “김어준은 원래 그런 사람인데 거기에 끌려다닌 민주당이 더 문제”라며 “손절한다는 기사가 나오던데 이미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에 고속버스를 모는 최훈(57)씨는 “거래설을 뉴스공장에서 말한 게 없다. 그 자체가 언론의 프레임”이라며 김씨를 감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6파전으로 굳어진 전남광주특별시장 민주당 경선 후보들도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기보다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거리에도 ‘준비된 행정가’ 등 정치색을 뺀 현수막 문구가 주로 눈에 띄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8~9일 광주KBS 의뢰를 받아 광주·전남 유권자 1609명에게 ‘통합 단체장 적합도’를 묻는 무선전화 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 ±2.4%포인트, 응답률 14.1%)를 한 결과 민형배(21%) 의원과 김영록(19%) 전남지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그 뒤를 강기정(9%) 광주시장, 신정훈(8%)·주철현(6%)·정준호(2%) 의원 등이 따랐다.

병원 치료를 위해 광주를 찾은 이화자씨(81)는 ″시방 뭐라도 허들 않으면 이 동네는 싹 다 망해불게 생겼당께″라며 행정통합에 찬성했다. 이씨는 딸인 김미진(58)씨와 15일 광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에 탑승해 귀가했다. 이찬규 기자

통합에 대한 시민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순천에 사는 이화자(81·여)씨는 “아따 말도 마쇼. 시방 뭐라도 허들 않으믄 이 동네는 싹 다 망해불게 생겼당게. 밥줄 끊기기 전에 뭐라도 혀서 사람 뽁짝거리게 맹글어야제”라고 했다. 반면에 광주에서 폐기물처리업을 하는 전창세(50)씨는 “광주는 혜택 보고 그 외 전남 지역은 쇠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김모(58·여)씨는 “광주 후보(민형배·강기정·정준호)와 전남 후보(김영록·신정훈·주철현)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각자 자기 지역 뽑아주고 하는 게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호남 차출론이 제기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목포 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 정인수(72)씨는 “와 갖고 잘만 한다문 우리가 뭐덜라고 반대하겄냐. 마다할 이유가 없제”라고 했다. 반면 대학생 장규준(24)씨는 “할 만큼 한 분 아니냐. 호남을 잘 아는 분이나 신인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한영익.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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