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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기장, 흉기 찔려 사망…"퇴사한 부기장이 앙심" 왜

중앙일보

2026.03.16 21:48 2026.03.17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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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항공사에서 기장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흉기 피습으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피의자를 쫓고 있다. 피의자는 같은 항공사에서 일하던 동료로, 비슷한 범행 시도가 우려돼 해당 항공사 직원들에 대한 신변 보호 조치도 이뤄졌다.



새벽 복도서 범행, 달아난 피의자는 前 직장동료

17일 부산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한 아파트 복도에서 현직 민간 항공사 기장인 A씨(50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씨가 발견된 곳은 이 아파트 9층 복도다. A씨는 흉기에 여러 차례 공격당했으며, 목 등 상처 부위 감식에서 예리한 흉기에 공격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현장을 직접 비추는 폐쇄회로(CC)TV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파트 출입문 등에 설치된 CCTV 영상 등을 근거로 A씨와 항공사에서 함께 근무한 적 있는 50대 남성 B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은 본래 수도권에 거주하는 B씨가 흉기를 소지한 채 이 아파트에 잠입해 오전 5시30분쯤 집을 나서는 A씨를 해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고, 범행 이후엔 아파트 정문까지 걸어 나온 뒤 대중교통을 옮겨타며 도주했다고 한다.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퇴사 과정서 주변에 앙심 품은 듯”

경찰에 따르면 B씨는 해당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검진에서 건강 이상 징후가 발견돼 2024년 상반기에 퇴사했고, 이 과정에서 주변인 등에게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안 A, B씨 사이에 별다른 마찰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황스럽다”고 했다. B씨 퇴사 사유에 대해서는 “정신건강 관련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진단을 받아 퇴사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6일에도 경기도 고양시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C씨를 뒤에서 덮쳐 목을 조르는 범행을 저질렀다. C씨는 강하게 저항하며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달아났다. 경찰은 이후 B씨가 서울로 이동해 열차를 타고 부산에 와 A씨를 해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C씨는 B씨의 상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경찰의 검거가 늦어진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피의자 B씨가 왜 A씨를 노렸는지, 주소 등 개인정보를 어떻게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직장에서 어떤 관계였는지, B씨가 A씨 주소나 일과 등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주요 기차역과 터미널, 공항 등에도 경력을 배치해 B씨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B씨가 잇따라 전 직장 동료를 노린 만큼 신변 보호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사 측과 협의해 부산과 경남, 충청권에서 모두 8명을 대상으로 신변 보호를 하고 있다. B씨 검거 때까지 형사들이 이들과 동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주.이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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