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권력 승계 과정 이면에 군부와 온건파 간 치열한 암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이 겉으로는 예정된 승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란판 '왕좌의 게임'에 가까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약 일주일간 강경파와 온건파가 치열한 후계 경쟁을 벌였으며, 하메네이가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가 곧바로 후계자로 부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알리 하메네이는 생전 측근들에게 잠재적 후계자 3명을 제시했으나, 아들인 모즈타바는 이 명단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권력 공백이 발생하자 기존 노선 강화를 원하던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파가 모즈타바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반면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는 모즈타바 승계가 1979년 혁명의 '반(反)세습' 정신에 어긋난다며 반대했습니다. 이들은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나 하산 호메이니 등을 대안으로 밀었습니다.
그러나 전시 상황 속에서 "위기를 해결할 지도자보다 '순교'한 지도자를 대신해 복수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었습니다. IRGC 장성들과 정보수장 등은 전문가회의 성직자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모즈타바 지지를 압박했고, 지난 8일 화상으로 열린 전문가회의 투표에서 모즈타바는 88표 중 59표를 얻어 새 최고지도자에 올랐습니다.
치열한 권력 투쟁 끝에 자리에 올랐지만, 모즈타바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육성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쿠웨이트 일간 알자리다는 15일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모즈타바가 지난달 공습 당시 다리와 얼굴 등에 중상을 입었으며, 보안과 치료 문제로 러시아 군용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이송돼 대통령궁 내 병원에서 수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2일 페제시키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모즈타바의 러시아 치료를 직접 제안했다고 알자리다는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의 첫 대국민 성명마저 라리자니 사무총장 등이 대리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영국 가디언 등 일부 매체는 그가 혼수상태에 빠졌을 가능성도 보도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새 최고지도자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의혹을 일축했으나, 전시 정국 속 이란 리더십의 공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주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제작 : 전석우·최주리
영상 : 로이터·AFP·X @imamedia_org·사이트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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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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