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500억 달러(약 52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신속히 이행하기 위한 임시 추진체계를 설치한다. 후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보는 검토 작업에도 본격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부 실무 협상단은 투자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주 앉을 예정이다.
17일 정부는 관보에 대통령훈령인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을 위한 임시체계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게재하고, 이날 바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부가 서명한 양국 간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조치다. 투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특별법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나야 시행된다. 이번 훈령을 통해 임시 추진체계를 설치하도록 했다.
훈령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통상부 소속으로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이하 이행위)를 구성해 예비 검토·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이행위가 검토하는 대미 투자는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투자와 그 외 2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다. 정부는 훈령에서 ‘전략적 산업 분야’에 대해 “조선,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국가 안보·경제상 중요한 산업 분야”라고 규정했다.
이행위에는 예비검토 보고서 작성 등을 수행할 ‘사업예비검토단’도 두기로 했다. 검토단은 후보 사업별로 상업적 합리성, 전략적·법적 고려사항 등을 포함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부는 ‘사업적 합리성’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대미 투자가 그 존속 기간 동안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라는 정의도 훈령에 담았다. 투자할 사업이 상업성이 충분히 있는지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투자 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과 동시에, ‘1호 프로젝트’를 선정하기 위한 한미 정부 실무진 간 협상도 오는 18일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전날(16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양국 무역 대표들이 투자 이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워싱턴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측에서는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실무단이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1호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정부는 함구하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