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불발됐다. 클레이튼 커쇼의 대체 선수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던 미네소타 트윈스의 에이스 조 라이언(29)이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라이언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리헬스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68개의 공을 던지며 개막을 앞두고 빌드업했다.
지난달 22일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등판을 취소한 라이언은 WBC 대표팀에서도 빠졌다. 하지만 완전한 낙마는 아니었다. 예비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2라운드 이후 출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행히 허리 상태가 빠르게 호전된 라이언은 지난 11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복귀, 3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도 지난 13일 공식 인터뷰에서 “커쇼가 8강 캐나다전 끝으로 빠진다. 라이언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틀 뒤 커쇼 대신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 투수는 라이언이 아니라 불펜투수 제프 호프먼(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준결승전이나 결승전 투구를 기대한 라이언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이었다.
17일 미네소타 지역 매체 ‘스타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라이언은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표팀 제외에 대해 “충격받았다. 받아들이기 이상한 일이었다. 난 완벽하게 준비가 돼 있었고, 그곳에 갈 차도 준비돼 있었다. 당연히 갈 거라고 기대했는데 가지 못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 미네소타 조 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보 과정도 실망스러웠다. 라이언은 미국 대표팀이 아니라 미네소타 데릭 쉘튼 감독과 제레미 졸 단장으로부터 먼저 이 소식을 들었다. 호프먼 합류가 결정된 뒤 이틀이 지나서야 미국 대표팀 관계자 연락을 받은 라이언은 “트윈스 구단은 정말 훌륭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지지하며 WBC에 가길 정말 원했다. 하지만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MLB.com’에 따르면 미국은 18일 열리는 베네수엘라와의 결승전에 라이언을 선발 다음 두 번째 투수로 쓸 계획이었다. 선발투수 놀란 매클레인과 함께 라이언을 ‘피기백(piggyback)’ 전략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미네소타 구단은 라이언의 허리 염증을 고려해 평소 루틴에 맞춰 선발로 나서길 원했다.
라이언에게 갑자기 선발 자리를 보장할 수 없었던 미국은 결국 불펜투수 호프먼을 발탁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기용 방식을 놓고 미네소타 구단과 미국 대표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고, 라이언의 WBC 합류는 끝내 불발됐다. “모욕이라고 느끼진 않는다. 미국 대표팀도 준비 중인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한 라이언이지만 실망감을 감출 순 없었다.
[사진] 미네소타 조 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경기에 정말 던지고 싶었다. 지난해 7월 데로사 감독이 WBC를 얘기했을 때부터 기대해온 것이다. 오프시즌 내내 WBC 대표팀에 발탁돼 정말 기뻤다. 약간의 차질이 생겨 힘들었고, 다시 그 자리에 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마지막 순간 발밑의 땅이 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힘들다.”
지난 2021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한 우완 투수 라이언은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115경기(114선발·641⅓이닝) 46승36패 평균자책점 3.79 탈삼진 719개를 기록 중이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7마일(150.8km)로 메이저리그 평균에 못 미치지만 스리쿼터 유형으로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하이 패스트볼이 강점이다.
지난해 31경기(30선발·171이닝) 13승10패 펴평균자책점 3.42 탈삼진 194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올스타에도 처음 뽑혔다. 마이너리거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바 있다. 당시 한국과의 2차 패자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미국의 7-2 승리에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패배로 한국은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email protected]
[사진]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팀 시절 조 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