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월 수입물가는 1월보다 1.1%, 지난해 2월보다 1.2% 각각 상승했다. 원유(9.8%)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란전쟁이 터지고 3월 들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더 오른 만큼 3월 수입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수입물가는 기업의 생산비와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물가는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시장 불안을 틈타 공급이 부족한 품목을 매점매석하거나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선 정부가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주 민생과 밀접한 23개 품목을 특별관리하겠다고 나섰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석유류를 비롯해 쌀 등 국민의 핵심 먹거리, 교복·생리용품 등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던 품목도 포함돼 있다. 담합 등 불공정행위나 낡은 유통구조 탓에 오르는 물가는 정부가 철저하게 솎아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지적했듯이 자원배분을 왜곡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단기 비상조치에 그쳐야 한다. 정부가 석유 수요관리의 필요성을 비중 있게 언급한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다. 이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중동 사태와 관련해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동차 5부제 혹은 10부제 등의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유류세 인하보다 취약층에 재정을 지원하는 게 낫다는 언급도 틀린 데가 하나 없다. 유류세 인하는 석유 수요를 더 늘릴 뿐이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석유 수요 통제가 필요할 수 있다며, 대책으로 자동차 2부제, 재택근무 권장, 심야영업 제한 등을 꼽았다. 대통령 언급처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면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수요관리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