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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상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美 대테러센터 수장 사의

중앙일보

2026.03.17 08:37 2026.03.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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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이란 공습에 반대하며 사임했다. AP=연합뉴스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이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전격 사임했다.

미군 군사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개시 18일 만에 나온 고위직의 첫 자진 사퇴다. 켄트 국장은 자신의 입장을 소셜미디어와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전했다.

우선 켄트 국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게 사임 사실과 그 이유를 전했다. 그는 "많은 고민 끝에 나는 오늘부로 국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나는 양심상 이란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았고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미국 내 강력한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며 전쟁의 정당성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동시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며 행정부 내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켄트 국장은 서한에서 "집권 1기 때 당신은 우리를 끝나지 않는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고 어떻게 군사력을 결정적으로 적용할지를 현대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신은 이를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하고 ISIS(미군의 '이슬람국가' 호칭)를 물리침으로써 보여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행정부(트럼프 2기) 초기에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와 미국 언론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당신의 미국 우선주의 플랫폼을 완전히 훼손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조장하는 잘못된 캠페인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켄트 국장은 "이러한 캠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란이 미국의 임박한 위협이며 지금 공격한다면 신속한 승리로 가는 명확한 길이 있다'고 믿도록 속이는 데 사용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거짓말이었으며, 이스라엘이 우리를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참한 이라크 전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한 전술과 같다"며 "우리는 이런 실수를 다시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참전용사이자 전사자 유가족으로서의 개인적 고뇌도 언급했다.

2019년 시리아에서 전사한 미군 장교 섀넌 켄트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나는 다음 세대를 미국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미국인의 생명에 대한 가치를 정당화할 수 없는 전쟁에서 싸우게 하고 죽게 하는 걸 지지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이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신이 되돌아보길 기도한다. 대담한 행동을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결단을 촉구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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