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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운동선수 시키려면 年5000만원…평범한 집은 꿈도 못꾼다 [뒤로 가는 K스포츠]

중앙일보

2026.03.17 13:00 2026.03.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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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슨장’ 등록이 트렌드가 됐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학부모 부담이 날로 커져서 걱정이다.”(수도권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

인구 감소로 등록선수 부족의 위기를 맞은 한국 스포츠가 최근에는 ‘스포츠 사교육’ 과열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반 국영수 단과학원 못지않은 비용이 드는 사설 레슨장이 종목별로 우후죽순 생겨나며 스포츠 유망주 육성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포츠 사교육이 가장 팽창한 곳은 야구다. 수요와 공급이 나란히 급증했다. 첫째는 수요. 고교 야구부에는 감독 1명과 코치 2~3명이 전부다. 반면 선수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적게는 30명, 많게는 60명이나 된다. 자연스레 상세한 일대일 레슨을 받으려는 수요가 생겼다. 여기에 프로야구가 2015년부터 10개 구단 체제로 확장하면서 선수층이 넓어졌고, 은퇴 선수가 이름을 내걸고 레슨장을 차리며 시장이 커졌다. 처음에는 선수 육성의 전권을 쥔 야구부 감독이 개별 선수의 사교육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부 수업을 원하는 선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제는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야구의 경우 한 타임(1시간~1시간30분) 레슨비가 20만원 중후반까지 올라갔다. 주중 2~3회 수업을 받으면 연간 레슨비가 1000만원에 이른다. 운동부 등록비와 전지훈련 비용, 전국대회 출전비(숙박·교통·식사 등), 각종 장비값 등을 합치면 선수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은 4000만~5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다른 종목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량을 키우기 위한 스포츠 사교육이 뭐가 문제냐는 반론이 있지만 평범한 가정에서는 자녀를 스포츠 선수로 키우기 어려워지면서 선수 수급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한 고교 야구선수를 둔 학부형 A씨는 “사설 레슨장 등록은 원체 비용이 많이 들어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은 엄두 내기도 어렵다”면서 “또 레슨장을 다니는 선수 일부는 감독과 갈등이 생기기 일쑤다. 기존의 훈련법과 개인 레슨에서 배운 게 다르면 마찰이 빚어지는 일도 왕왕 생긴다”고 설명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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