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17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중동 반출 우려와 관련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시급하고 긴급한 필요를 위해 자산을 재배치할 수 있는 능력은 미국 (군사)체제의 엄청난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와 국무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의 고위직들은 아무도 반출한 사드 체계를 언제 한국에 되돌려놓을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마이클 더피 미 국방부(전쟁부) 획득 및 유지 담당 차관은 이날 미 연방 의회 하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성주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이란 전쟁 지원을 위해 반출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재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를 묻는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의 질문에 확답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한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가능한 모든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피 차관은 이어 “구체적인 자산 재배치 기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며 말할 수 없다”며 한국에서 미군의 일부 사드 시스템이 중동으로 재배치되고 있는 것 자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자산들을 재배치하는 유연성은 우리 시스템의 강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베라 의원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보복 조처 등을 언급한 뒤 “북한이 여전히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을 우리가 여전히 보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진심으로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사드 체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확인되지 않자, 조니 올셰프스키(민주·메릴랜드) 의원은 재차 더피 차관과 스탠리 브라운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를 지목하며 “한국에 이번 재배치가 일시적이란 점을 확실히 보장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구체적 질문을 받은 국방부와 국무부 차관들은 일제히 “저는 그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잘 모른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이들은 “사드가 없는 상태에서 이번 재배치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에서의 억지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확고한 견해가 없다”거나 “내가 담당하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모두 피했다.
그러자 올셰프스키 의원은 “사드는 동아시아의 억지역과 해당 지역의 조약 동맹국 방어에 매우 중요하고, 억지력은 약속이 신뢰할 수 있고 지속될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며 “사드의 재배치는 우리 동맹국뿐 아니라 베이징(중국)에도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4개월 전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동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힘을 통해 중국과 인태를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동아시아의 최첨단 미사일 방어체계를 철수하고 중동 위기를 메우는 것이 어떻게 NSS의 전략을 뒷받침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에 청문회에 출석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앞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경북 성주의 미군 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차량들이 미군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 잦은 경기 오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패트리엇(PAC-3)과 사드 등 주한미군 방공무기가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일부 미세 조정은 있을지는 모르지만, 주요 자산에는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며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