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아직은 철회가 아니다. 그리고 그 선은 분명히 그어졌다. 이란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 여부에 대해서 “기권 통보는 없다”고 말했다.
윈저 존 AFC 사무총장은 “이란으로부터 월드컵 기권과 관련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이란은 여전히 월드컵에 출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기준에서는 ‘참가 유지’다.
일정도 이미 잡혀 있다. 이란은 조별리그 G조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맞붙는다. 첫 경기는 6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에서 뉴질랜드전이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벨기에와 2차전을 치르고, 시애틀로 이동해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소화한다.
문제는 축구가 아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개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외교적 긴장이 단순한 갈등을 넘어 현실적인 충돌로 번졌다. 그 여파가 그대로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특히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발언은 파장을 키웠다. 그는 국영 TV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월드컵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최고 지도자의 사망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선수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이 발언은 곧바로 ‘불참 가능성’으로 확대 해석됐다. 정치가 스포츠를 덮는 전형적인 그림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이란 대표팀의 참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최국 차원의 메시지다. 최소한 공식적인 문은 열려 있다.
AFC 역시 같은 입장이다. 존 사무총장은 “이란은 AFC 회원국이며 우리는 그들이 월드컵에서 경기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감정적인 시기다. 다양한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이란축구협회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은 이 지점이다. 정치와 행정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신중론을 내세우고, 축구협회는 참가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FIFA와 AFC는 ‘참가 전제’ 위에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결국 결론은 하나로 수렴된다. 이란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는 ‘참가 의지 유지’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많다. 안전 문제, 외교 관계, 그리고 개최국과의 협의. 단 하나라도 흔들리면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월드컵은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경기장 밖의 변수가 더 크다. 이란의 선택이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