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을 둘러싼 당정청 협의 뒷이야기를 공개하며 "중수청법 45조를 나름대로 고치려 했더니 (청와대에서) 그냥 통째로 들어내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에서는) 어떻게 톤다운 하고 고칠까 고민했는데 (청와대에서) '삭제해' 이렇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수청법 45조는 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할 때 피의자·범죄사실 요지·수사 경과 등을 검사에게 통보하고, 검사가 의견 제시·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는 사실상 검사의 수사 개입을 허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 대표는 이번 협의 과정에서 검찰을 배제하고 당청 간 직접 소통 채널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들의 수사지휘·통제 등 영향력을 차단했듯이 논의 과정에서도 차단했다. 전혀 입김을 작용할 수 없었다"며 "이번엔 거의 다이렉트로 청와대와 직접 (소통을) 했다. 전언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소통 대상으로 홍익표 정무수석이 거론되자, 정 대표는 "많은 역할을 했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안 유지도 핵심이었다며 "조항 하나가 밖으로 나가면 이에 대한 반격이나 반대 흐름,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그러면 전체적인 논의 과정이 흐트러질 수 있어 철통 보안 속에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당내에서는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 김용민 의원, 한병도 원내대표, 정 대표 등 4명만 내용을 공유했고, 검사 출신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에게도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 최종안을 언급하며 그간의 과정 관리를 질책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부에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지 않았나. 그러면 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1차 안도 발표 하루 전날 저한테 보고했다. 그러면 저도 검토할 수 없지 않나. 그런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저는 이해한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제가) 최고위원을 할 때도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본 바가 있는데 꼭 레드팀을 만들어 찬반논쟁을 하게 한다. 본인은 그걸 지켜보고 있다가 조정하고 수렴되는 과정에서 마지막에 결론을 낸다"면서 이번에도 검찰 주장 등을 다 지켜본 뒤에 결정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느낀 건데 이 대통령이 굉장히 똑똑하다"며 "검사가 법률에 따라 지휘·감독한다는 게 있는데 주어와 술어를 바꿨다. 능동태에서 수동태로 '검사도 법률에 의해 지휘받는다'로 바꿔놨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선 "오늘 그 이야기는 안 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공소청 3단계 구조에 대해서는 "해체를 못 한 것이 아쉽지만 대공소청과 고등공소청에서 '대'자와 '고등' 자를 빼버렸다"고 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국회 정무위 입법 지연을 지적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이 이런 식으로 국회를 운영하면 후반기 원 구성 때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올 수 있다. 왜냐하면 일이 진척이 안 된다"라며 "고민 이상의 것을 해보려 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