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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기득권에 피해…4명 죽이려 했다" 기장 살해 50대 결국

중앙일보

2026.03.17 19:32 2026.03.1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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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뉴스1
부산에서 민간 항공사 기장을 살해하고 달아난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이 남성은 함께 일하던 동료를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연속 범행을 계획해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범행 직후 ‘제3 범행’하려 창원행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17일 부산진구 한 아파트 9층에서 50대 남성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B씨(50대)를 이날 오후 8시3분쯤 울산 남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민간 항공사 기장이며, B씨는 부기장으로 과거 이 항공사에서 A씨와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검거 후 범행 사실을 시인하며 “3년 전부터 계획했다” “A씨 등 4명을 해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B씨는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함께 일했던 동료 C씨를 뒤에서 덮쳐 목을 졸랐다가, 실패한 뒤 달아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직후 B씨는 서울에서 열차를 타고 부산에 와 A씨를 해쳤고,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려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 신변보호 조치에 접근하지 못하고 실패한 뒤 B씨는 울산 남구의 숙박업소에 숨어들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범행 때 사용된 흉기도 B씨가 소지한 캐리어에서 확보됐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엔 B씨 범행 대상자가 없다. 추적을 피해 숨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난테크니컬 평가’ 동료에 앙심 품었나

경찰과 항공업계 말을 종합하면, B씨는 민간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몇차례 기장 승격 시험에 낙방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동료들과 불화 및 갈등이 있었고, 비행기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검진 때 정신건강 의심 징후가 발견된 후 2024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현직 항공사 기장 A 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 뉴스1
B씨는 체포 후 부산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항공사 내부엔 공군사관학교 비행사 출신 기득권이 있고, 이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경찰은 직장에서의 갈등이 범행 동기가 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이 ‘갈등’이 기장 승격 심사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한항공 기장 출신의 고승희 전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기장 승격 평가는 통상 2년에 한 번 이뤄진다. 기장은 부기장보다 2배가량 급여를 더 받고, 업무와 권한 등 차이도 크다. 승격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고 전 교수에 따르면 비행 시간과 거리 등 기술적 요인 이외에 난 테크니컬(Non Technical) 항목도 중요한 평가 요인이다. 그는 “말투나 행동, 리더십, 원활한 소통 여부 등이 난 테크니컬 평가 항목이다. 이는 승격 대상자와 함께 일한 적 있는 동료 기장들이 평가하는 것”이라며 “심사에 낙방하는 과정에서 본인을 평가한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검사도… “오늘 구속영장 신청”

경찰은 B씨의 정신질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사이코패스 검사 등 감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경기도에서 일어난 사건도 병합해 부산 경찰이 수사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위 조사를 마치는 대로 오늘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김민주.이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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