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보호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자 경찰이 관계성 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18일 오전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참여하는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가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부실 대응의 재발 방지를 위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유재성 대행은 이 자리에서 “가해자가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는데도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격리하는 등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 2일까지 경찰이 수사·관리 중인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하고,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서는 구속 및 전자장치 부착, 유치 신청을 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관계성 범죄 사건은 약 1만5000건에 이른다. 경찰은 이 사건들을 대상으로 우선 점검하고 임시조치·잠정조치 등 보호조치 대상자, 최근 3개월간 2회 이상 신고 사건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추가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관계성 범죄에 대해서는 방문조사를 포함, 접수 당일 최대한 신속히 피해자를 조사하고 보호·안전조치 및 격리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실효적 가해자 격리 방안 ▶법무부와의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 공유 ▶전자발찌와 스마트 워치 연동 등 제기되는 문제를 망라해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에서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가 경찰과 법무부 간의 ‘칸막이’에 막혀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들이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스토킹 살인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에 “진심 어린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며 “책임 있는 관계자들에 대한 신속한 감찰 조사와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찰을 향해서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이 추가 범죄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은 경찰의 핵심 책무”라며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틀 안에서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40대 남성 A 씨는 지난 14일 오전 남양주시 오남읍 길거리에서 과거 교제했던 20대 여성 B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씨가 타고 있던 차의 창문을 깨고 범행을 저지른 이후 전자발찌를 끊고 자신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약 1시간 만에 양평군에서 검거됐다. A 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 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로, 피해 여성 B 씨와 연락하거나 주거와 직장 100m 이내 접근도 금지된 상태였다.
피해자 B 씨는 경찰의 보호조치 대상으로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었고 여러 차례 신고하는 등 위기 징후가 포착됐지만, 범행을 막지 못해 경찰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께 심심한 유감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이같은 이 대통령의 지시를 전하면서 “범죄 발생 전 피해자는 모두 6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속하게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방지 대책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