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삼성전자 노조, 쟁의투표서 93.1% 찬성…5월 총파업 예고

중앙일보

2026.03.17 22:39 2026.03.17 23:5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5월 총파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2년 만에 파업 사태가 재연된다. 중동 사태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 단위 손실이 예상되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던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8만9천874명 중 6만6천19명이 참여했으며, 찬성표는 6만1천456표였다.

노조는 4월 23일 집회를 시작으로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임금교섭의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25일간의 총파업 이후 약 2년 만에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 파업이 된다. 공동투쟁본부는 지난해 11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3개월간 사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평행선을 달리며 지난달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 3일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사측은 협상에서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장기 근속 휴가 확대 등 급여·복리후생 개선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차등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OPI 상한 폐지 요구는 포기하지 않아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업계에서는 DS(반도체) 부문 참여가 늘수록 조 단위 영업익 손실이 예상되며, 최대 9조원까지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최승호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18일간 파업 시 손실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334조원, 영업익 44조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는 영업익 2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으로 계획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70~80%는 DS 부문 소속으로, 회사 실적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 상승, 원재료 비용 부담 증가, 반도체 장비·소재 수급 차질 등이 겹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DX(완제품) 부문은 비용 절감을 위해 단거리 비행편을 이코노미 클래스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삼성전자 경영진을 격려했으나, 노조는 곧바로 파업을 선언하며 “사측 제시안이 ‘인재제일’ 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단계적 압박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