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AI 고속도로 잡아라” 美전력수요 급증에 K전력·배터리 수주 랠리

중앙일보

2026.03.18 00:45 2026.03.18 00:5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기술자가 작업중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전력·배터리 기업들이 북미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전력을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이른바 ‘AI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나서면서 관련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해 발전부터 송배전, 저장까지 이어지는 전력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한 현지 거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상 전력 인프라는 전기를 생산해 송전·배전을 거쳐 AI 데이터센터 등 수요처에 공급하는 구조다.

발전 시장을 공략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지 기업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370메가와트(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 각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공급되는 스팀터빈은 가스터빈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증기를 만들고 이를 다시 발전에 활용하는 복합발전 설비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북미 지역 유틸리티 기업과 민자발전 사업자(IPP)를 대상으로 복합발전 모델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스팀터빈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발전 핵심 설비다. 사진 두산에너빌리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거점을 5곳으로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엔솔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설립한 미국 테네시주의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공장 일부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2분기부터 양산에 나설 예정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비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피크 대응과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LG엔솔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북미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테슬라와 테라젠 등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북미 생산 거점에 총 2억4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해 설계·생산·서비스를 아우르는 현지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미국 유타주의 배전반 제조 자회사 MCM엔지니어링II에 1억68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투자해 공장 규모를 1만3223㎡에서 7만9338㎡로 확장하고 2030년까지 생산동 3개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최근 유타내륙항만청(UIPA)으로부터 세금 감면 인센티브도 확보했다.

LS일렉트릭은 또 올해 1분기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영업·서비스 사무소를 구축하고 연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도 거점을 추가할 예정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생산 거점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사업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규모는 올해 161억7000만 달러(약 24조원)에서 2031년 218억9000만 달러(약 32조5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새 AI 설비가 송전망에 접속하는 데 평균 4년이 걸리지만 AI 하드웨어 교체 주기는 1년 수준”이라며 “전력 확보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전력 시장은 올해와 내년 2000년대 초반 이후 가장 강한 수요 확대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