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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맞서다 역풍"…국힘 뒤흔든 오세훈 '2개의 전쟁' 치른다

중앙일보

2026.03.18 01:45 2026.03.1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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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2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 문제를 놓고 장동혁 대표와 벼랑 끝에서 대치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선당후사”를 외치며 후보 등록을 하자 정치권의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윤 어게인’ 노선 변화를 이끌어내 선거판을 흔들어놨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결국 막판 회군하며 당 내홍만 심화시켰다”는 부정 평가가 18일 동시에 나왔다.

오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선 “오 시장이 끓는 솥에서 죽어가다 겨우 탈출했다”(영남 중진)는 반응이 나왔다. 오 시장이 지난 8일 첫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장 대표와 노선을 놓고 투쟁하지 않았다면 ‘절윤 결의문’ 같은 반전 모멘텀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란 이유다. 오 시장이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 강성 인사의 사퇴를 압박하며 “강성 보수와 디커플링(분리)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조은희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에서 “서울은 선거를 따로 할 수 있다”며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오 시장이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도 보수 진영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8월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찬탄파는 지리멸렬한 상황이었지만, 오 시장이 이번 보이콧 사태를 계기로 보수 진영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비윤 진영의 대표 주자가 한동훈 전 대표에서 오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 스스로도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깃발을 들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오 시장의 두 차례 등록 거부를 놓고 “정치적으로 실기한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초선 의원은 “오 시장이 장 대표 2선 후퇴를 압박하다 자신의 스텝도 꼬이고 당의 내홍도 커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게 정치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시장을 지지하는 당내 의원들이 소수인 상황에서 급하게 장 대표 등 지도부와 맞섰다가 역풍이 분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공천 신청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도부와의 디커플링 전략이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과도 디커플링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18일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형국”이라며 “서울시장 경선에 이변 없겠지만 낙관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 등 더불어민주당과의 본선 경쟁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오 시장이 지도부와의 싸움까지 동시 수행하는 ‘두 개의 전쟁 체제’라는 점도 부담이다. ‘장동혁 2선 후퇴’를 고집하는 오 시장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시장을 4번 하면서 깊은 인상이 없다”(조광한 최고위원)거나 “경쟁력 없는 후보가 콧대 세울 일은 아니다”(김민수 최고위원)는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도 일제히 오 시장을 겨냥해 쏘아붙이고 있다. 정원오 전 구청장은 페이스북에 “혁신을 주장하는 오 시장은 혁신의 대상일 뿐”이라고 적었고, 박주민 의원은 “내란 세력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한 연출”이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몸값 올리기 쇼”라고 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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