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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못된 버릇"…국힘 공천 내정설에 살벌한 대구·충북

중앙일보

2026.03.18 02:20 2026.03.18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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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충북지사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길형 전 충주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윤갑근 변호사, 윤희근 전 경찰청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내정설’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력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텃밭 사수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중진 컷오프(공천 배제)’를 공언한 상황에서 18일 당내에선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대구 지역 의원은 “이 위원장이 중진을 특별한 기준 없이 쳐낸 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려 한다”고 했다. 공관위 사정에 밝은 한 의원은 “이 위원장은 기업인 출신의 최은석 의원을 ‘뉴페이스’로 세우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친박계였으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의원을 염두에 둔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대구 지역 의원들도 나섰다. 이들은 이날 장동혁 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단수 공천은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는 정희용 사무총장 등을 통해 지역 민심 등을 이정현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 의원들은 1~2주간 출마를 선언한 대구 의원들과 대안을 논의해 장 대표에게 전달키로 했다.

하지만 키를 쥐고 있는 이정현 위원장은 여전히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후보들이 무슨 얘기를 하면 내가 끌려다녀야 하느냐”며 “나의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도 “정치적으로 충분히 성장했고, 꽃길도 오래 걸었다면, 후배들에게 세대 교체와 시대 교체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후보를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등판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에서 금배지를 달아본 김 전 총리의 출마 자체가 부담스러운데 내분 상황까지 커지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무리한 공천 때문에 유력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3자 구도가 형성되면 텃밭까지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북지사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컷오프 이후 김수민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가 추가 공천 신청을 접수하자 내정설에 확 불이 붙었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예비후보 사퇴와 동시에 탈당을 시사했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선거 운동을 중단했다. 김영환 지사는 “배신의 정치가 우글거린다”며 공천 배제를 무효화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갈등이 커지자 김수민 전 부지사는 당에 경선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충북지사 후보 경선을 치를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것을 열어놓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내정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앙일보 질의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비하 논란까지 더해져 파열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 이 위원장을 겨냥해 “전라도의 못된 버릇과 배신자의 최후를 보게 할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이튿날 오전 삭제했다. 주 의원도 “호남 출신인 당신(이 위원장)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중진들을 짓밟느냐”고 썼다. 이에 이 위원장은 “수없이 모욕을 당해도 호남에서 보수를 지켜왔다”며 “특정 지역 출신만 특정 지역 공천을 말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맞느냐”고 반박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천 관렴 심사 결과와 일정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준규.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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