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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만)' 표기에 뿔난 대만…한국→남한으로 변경 '맞대응'

중앙일보

2026.03.18 02:56 2026.03.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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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 연합뉴스
대만이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에 자국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데 반발해 일부 공식 서류에서 ‘한국’ 명칭을 ‘남한’으로 변경했다. 한국 정부가 관련 표기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18일 대만 매체 대만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양자 대등 및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대만 ‘외국인 거류증’에 기재된 ‘한국’ 명칭을 ‘남한’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이달 31일까지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대만 전자입국등록표’의 한국 관련 표기에 대해서도 상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만 측은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의 출발지·목적지 선택 항목에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여권상 국적 표기는 ‘대만’으로 돼 있지만, 국가 목록에서 ‘China(Taiwan)’으로 표시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대만 외교부와 주한대표처(주한대사관에 해당)는 그동안 한국 정부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하며 공식 교섭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과 대만 민간은 오랫동안 경제·무역, 문화, 관광,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양측의 우정을 매우 중시하지만 한국이 아직 부당한 표기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사안 처리에 실망했다는 자국 내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호 존중과 대등의 원칙에 따라 한국이 대만의 요구를 직시하고 조속히 시정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대만은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당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대만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 달라”며 직접 표기 문제를 언급했다. 같은 시기 대만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도 “한국이 대만에 대규모 무역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비우호적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여러 사안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운 문제가 아닌 만큼 기본 입장 아래 관련 사안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해온 표기 방식을 당장 변경할 계획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한국 전자입국신고서 시스템에 출발지 및 다음 목적지 항목에서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모습. 사진 전자입국신고서 캡쳐

해당 논란은 한국이 지난해 2월 전자입국신고 제도를 도입하면서 불거졌다. 종이 신고서를 수기로 작성하던 방식과 달리 전자입국신고서는 미리 작성된 국가 목록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다. 이 목록에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됐다.

대만 측은 “대만은 중국과 종속 관계가 아니다”라며 해당 표기가 사실과 다르고 자국민에게 불편과 감정적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유럽·일본 등 다수 국가가 출입국 신고서와 비자 표기에서 ‘Taiwan’을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인해 대만은 국제무대에서 국가 지위 표기에 제약을 받아왔다. 올림픽 등 국제 행사에서도 자국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라고 밝혔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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