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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없어 장작 때기 시작했다"…인도, 호르무즈발 에너지 쇼크

중앙일보

2026.03.18 05:52 2026.03.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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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인도 콜카타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중앙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이란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들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2위 액화석유가스(LPG) 수입국인 인도의 민생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은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인도의 일상 풍경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인도는 전체 LPG 공급량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전쟁 여파로 이 항로가 사실상 차단되자 가스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한 주민은 "일주일째 가스 예약조차 되지 않아 결국 장작을 때기 시작했다"며 "마치 할머니 세대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가스를 구하지 못한 가정들이 땔감을 찾아 나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공급 부족은 극심한 사회적 혼란과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뭄바이 등 주요 도시의 가스 판매점 앞에는 새벽 3시부터 시민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대기 순번을 둘러싼 시민 간의 난투극에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빈번하다. 가스통 절도 범죄가 대낮에 발생하고 암시장 내 가스통 가격은 평소의 몇 배 수준인 3,000루피(약 4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외식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 전국레스토랑협회(NRAI)에 따르면 가스난을 견디지 못한 식당의 약 5%가 이미 영업을 중단했다.

운영을 계속하는 식당들도 가스 소모가 많은 볶음밥이나 국수 요리를 메뉴에서 제외하는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가스의 대안으로 전기 인덕션 수요가 폭증하면서 현지 유통 플랫폼에서는 관련 제품 판매량이 평소보다 수십 배 급증해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인도 정부는 "LPG 공급망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동발 위기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인도의 에너지 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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