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 공항을 이용하려다 뜻밖의 불편을 겪었다. 서울행 항공편이 부족해 KTX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요가 줄자 항공사가 철수하는 ‘지방 공항의 악순환’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 아래 수도권 중심 항공 정책에 따른 지역 불균형의 단면이다.
인천공항은 2025년 세계 공항 순위 4위, 국제선 여객 수송 세계 3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허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이면의 격차도 크다. 인천공항이 48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하는 동안, 14개 지방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1300억원 적자를 냈다.
이제 항공 인프라는 ‘수도권 허브 중심’의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서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글로벌 국적사가 등장하는 만큼 공항 운영 체계도 이에 걸맞은 정비가 절실하다. 스페인의 공항 운영기관 AENA가 80여 개의 공항을 통합 관리해 경쟁력을 키운 것처럼, 우리도 단일 운영 체제를 통해 ‘공항 수출국’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 초광역 전략을 통해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해 왔다. 또 공공기관의 기능 중복과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개편을 지시한 바 있다. 공항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 특정 공항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기준은 조직 이해관계보다 국민 편익과 국가 전체의 효율이다. 조직의 칸막이를 허물고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공항 운영체계가 정비되면 가장 직접적인 시너지는 지역 물류비용 절감과 국민 이동편의 확대다. 지방 기업들은 인천까지 운송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얻고, 지역 주민들은 가까운 공항을 통해 해외로 갈 수 있다. 나아가 공항 통합은 항만과 철도를 연계한 복합 물류체계 ‘트라이포트(Tri-Port) 전략’의 완성을 완성하고, 동북아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철도 연결이 더해지면 지방 공항은 인천의 ‘이착륙 용량(Slot) 포화’를 해소하는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
공항은 더 이상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다. 드론, 항공정비(MRO), 물류, 컨벤션 산업이 결합된 ‘에어포트 시티’는 지역 경제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 개편 역시 특정 조직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 편익과 국가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적 결단’이어야 한다. 공항·항만·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대한민국은 동북아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원 팀’으로 하늘길을 재설계해 ‘세계적 수준의 K-공항 브랜드’를 만들어 갈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