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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스캠 속아 7000만원 보내려던 80대…경찰 설득 끝에 피해 막아

중앙일보

2026.03.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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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 사진 JTBC 캡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속아 거액을 보내려던 80대 남성이 경찰관들의 계속된 설득으로 피해를 면했다.

18일 대구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남산지구대를 찾은 80대 A씨가 경찰에게 "사기가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A씨는 당시 로맨스 스캠에 속아 약 7000만원을 보내려고 했고, 사기임을 직감한 경찰이 이를 말리면서 이런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A씨는 처음에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경찰이 A씨가 받은 문자 내용과 범죄 수법을 하나씩 짚어가며 보이스피싱 사례를 상세하게 설명하자, A씨도 점차 설득에 응하며 결국 계좌이체를 중단했다.

이후 A씨의 아들은 지구대를 찾아 "아버지가 황소고집보다 더 완강한데 어떻게 설득했냐"라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서문지구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카드 배송 관련 전화를 받았다는 60대 여성 B씨가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 '애니데스크'(AnyDesk) 설치 도움을 요청하고자 지구대를 찾은 것이다.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으로 알려진다.

경찰이 범죄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B씨 역시 처음에는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경찰은 실제 피해 사례 음성과 영상 자료를 휴대전화로 보여주며 설득을 이어갔고, B씨는 자신과 똑같은 방식의 범죄 수법을 확인한 뒤에야 5000만원을 보내려던 것을 중단했다.

두 사건 모두 30분 이내에 설득으로 마무리됐다. 신속한 설득으로 이날 하루에만 총 1억2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이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들이 범죄 조직을 신뢰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 설명에도 쉽게 납득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서나 지구대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오히려 경찰에게 반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현장 경찰관들은 실제 피해 사례 음성이나 영상 자료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유사 사례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피해자가 자신의 상황과 유사한 사례를 확인할 경우 범죄 위험성을 빠르게 인식하는 효과가 있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황정현 대구중부경찰서장은 "현장 경찰관들이 보이스피싱 사례별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 치안 활동을 강화해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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